
설악의 공룡능선 너머 울산바위를 바라보고 멀리 구름아래 동해바다를 생각하며 봉정암을 떠난다.

왼편 서북능선의 귀때기청봉(1,578m)은 가을빛 속으로 걸어가는 나그네를 여전히 내려다 보고 있었다.
![설악산_개념도[2].jpg](http://blog.chosun.com/web_file/blog/241/241/25/%BC%B3%BE%C7%BB%EA_%B0%B3%B3%E4%B5%B5%5B2%5D.jpg)
설악산 개념도
9월 23일 새벽 안개비 흩뿌리던 설악 한계령을 출발하여 서북능선을 흐르고 설악산정에 닿아 운무의
대청,중청,소청을 바라보던 일이 벌써 과거로 흘러갔다. 소청산장에서 설악의 품에 안겨 뜻깊은 하룻밤을 지새고
봉정암과 사리탑 주변의 설악이 연출하는 신비롭고 경이로운 비경에서 간신히 빠져 나와 아침 8시 40분
봉정암에서 백담사로 흘러가며 설악의 깊고 깊은 골짜기를... 흐르는 물 소리와 친구 하면서 종착역인
백담사를 향해 유유히 흘러갔다.

봉정암에서 약 200m 흘러 내려온 지점이며, 여기서 설악산 정상 대청봉은 약 2.5km를 올라야 하고
백담사는 장장 10.4km 설악 계곡길을 5시간 정도 흘러가야 만날 수 있다.

사자바위 푯말을 뒤로 하고 급경사 너덜지대에도 새벽비를 헤쳐나온 가을빛이 물들고 있었다.

구곡담 주계곡에 닿기전 아래를 내려다 보니 역시 운무가 떠나지 않고 있었다.

갓 시집 온 새악씨 처럼 수줍게 미소짓는듯한 빨강 단풍을 바라보니 잠못이룬 설악산행의 고단함도 어느새 달아나고...

구곡담 주계곡에 닿아 소청산장에서 못 다한 세수를 하고 간단한 요기를 하며 아름다운 설악골짜기와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유유히 흐르는 물처럼 편안하게 흘러가리라 다짐하며 잠시 쉬어 가기로 했다.

지난해 수해로 인해 망가진 시설물들을 모아두고 새로운 다리와 계단길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었지만
흐르는 물은 높은곳에서 낮은곳으로 쉼없이 흐르며 변함이 없다.

해가 중천으로 흐르면서 하늘도 푸르게 푸르게 열린다. 아! 설악이여~~~말이 필요없다. 감탄만 할 뿐...

봉정암에서 200m 지점의 푯말이 서 있었던 사자바위를 아래에서 올려다보니 흡사 사자가 업드린 형상이다.

수십미터 절벽을 타고 내리는 쌍폭포와 곁의 또다른 줄기의 폭포가 합창하며 흘러내리는 소리에 귀가 멍멍할 정도...

용아장성의 시작지점쯤에 자리한 병풍을 닮은 바위가 보이는걸 보니 수렴동 대피소가 가까워지나 보다...


무수히 헤아릴 수 없는 폭포가 연속으로 나타나..어느곳에 관심을 둘지 모를정도다.
선경이 따로 없구나~~~

구곡담 계곡을 흐를때 마다 항상 이 넓은 마당같은 바위에 앉아 쉬어가곤 했었지...
그 때 그 시절 山友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하는지...



봉정암에서 3시간 흘러와 만나는 수렴동 대피소
수렴동대피소 뒤쪽으로 흐르는 또다른 등산로는 험난한 용아장성 암릉길이 열리는곳이기도 하여
산나그네들의 설악산행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곳이다.
(현재 설악 용아장성은 산행금지구역이다)


봉정암에서 7.1km 흘러온 지점으로 저 건물 뒤로 오세암 가는 길이 열려있다.
오세암이 목적지인 불자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오세암으로 향한다.

한동안 이렇듯 편안한 흙길의 오솔길과 함께 한다.



숲속 편안한 오솔길 같은 설악산 등산로 옆에 자리한 영시암(永矢庵)에서 물 한모금 마시고... 이곳에서 백담사까지는 약 1시간을 걸어야 하며, 지나온 수렴동 대피소까지도 역시 1시간정도 거리다.


계곡에 자갈이 보이고 냇물처럼 조용히 흐르는 물소리와 눈앞에 야트막한 산이 다가옴에
백담사가 지척임을 알 수 있었다.

12시 30분,,,백담사를 알리는 표석옆 바위에 앉아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땀을 식히며 설악을 생각해 본다.

드디어 백담에 닿는다. 투명한 백담계곡과 눈이 시리도록 푸른하늘 아래 백담사가 나그네를 향해 손짓하고 있었다.
[ 그림 - 9월 24일 추석 전날 설악산 봉정암 ~ 구곡담 계곡 ~ 수렴동 계곡 ~ 백담사로 흐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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