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픙경 엣세이

술과 詩의 風情

마니쏘리 2010. 5. 23. 19:01
 
술과 詩의 風情
  
    數日留連飮 今朝興又多 수일유연음 금조흥우다 卿言也復是 奈此菊枝何 권필 경언야복시 내차국지하 며칠을 연거푸 술을 마셔도 오늘 아침 흥취가 거나하구나. 그대의 말이야 옳기야 옳지 그렇지만 국화 향을 어쩐단 말요. 술에 절어 사는 그를 보다 못한 아내가 제발 술을 끊으라고 바가지를 긁자, 대답 대신 아내에게 써주었다는 시다. 며칠 계속해서 마셔댄 속인데도 아침 댓바람부터 한 잔 술 생각이 그득하다. 그런데 이것은 내 탓이 아니니 저 향기 그윽한 국화꽃에게나 가서 책임을 물어 따지라는 말씀이다 술 먹지 말자하고 큰 맹서 하였더니 잔 잡고 굽어 보니 선웃음 절로 나네 아희야 잔 가득 부어라 맹서 풀이 하오리라 술 때문에 자꾸 실수가 생기니 단주(斷酒)의 결심을 단단히 했다. 지키지 못할 맹서인줄은 번연히 알았어도, 한 번 한 맹세이니 며칠은 가야할 것이 아닌가. 저도 몰래 손 내밀어 술잔을 잡고 보니 며칠 전 그 맹서가 객쩍기 짝이 없다. 에이 모르겠다. 넘치도록 술 부어라. 맹서 풀이 해보리라. 들은 말 즉시 잊고 본 일도 못 본듯이 내 인사 이러하매 남의 시비 모를러라 다만지 손이 성하니 잔 잡기만 하리라 宋寅 `말로써 말이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는 시조도 있지만, 말 때문이 말이 생기는 말 많은 세상이다. 들은 말은 즉시 잊고 보고도 못 본듯이, 시비를 멀리하는 묘방이 아닌가. 약삭빠른 처세라고 나무라지 마라. 세상 길은 언제나 풍파 잘 날 없으니, 다만 성한 두 손으로 술잔이나 잡으리라. 술도 먹으려니와 德 없으면 亂하나니 춤도 추려니와 禮 없으면 잡되나니 아마도 德禮를 지키면 만수무강 하리라 尹善道 한잔 술에도 덕이 있어야 한다. 춤을 추더라도 예가 있어야 한다. 덕 없이 마시는 술은 난잡하여 종당에는 亂身에 이르고, 예 없이 추는 춤은 추잡하여 끝내는 망신을 부른다. 예를 지켜 덕을 지녀 마시는 술과 춤이라야 삶에 활력이 되고 자양이 된다. 원나라 때 吳澄이란 이는 《輟耕錄》에서 이렇게 말한다. 다만 바라는 바는 동이에 술이 비지 않고 부엌에 연기가 끊이지 않으며, 띠집이 새지 않고 베옷을 늘 입을 수 있으며, 숲에서 나무하고 물에서 고기 낚을 수 있다면 영화도 욕됨도 없이 즐거움이 매우 클 것이다. 이만하면 일생이 만족하니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옥황상제께서 들었다면 "그런 거 있으면 내가 하겠다 요놈아!"하고 야단을 치실 말씀이다. 지금까지 옛 시조와 한시를 통해 술과 문학에 얽힌 실타래 같은 사연을 풀어 보았다. 선인들의 술자리에는 거나한 풍류가 있고 따뜻한 체온이 있다. 지나침을 경계하고, 절제를 미덕으로 삼는 돈후한 격조가 있다. 미희를 끼고 폭탄주에 취해 인사불성의 광태(狂態)를 서슴지 않는 오늘의 만용은 언제부터 생긴 버릇인가? 알지 못할 일이다. 자료출처 : 鄭 珉 한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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