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일찍 일어나 서둘러 준비를 한다. 오늘이 라오스비자 마지막날이기 때문에 오늘안으로 라오스를 빠져 나가야 한다. 숙소근처에서 아침 6시 반에 버스가 있다고 한다. 행여 놓칠새라 미리 가 기다렸지만 버스 아니 트럭은 7시를 넘겨서 온다. 게다가 트럭안은 이미 콩나물시루처럼 빽빽하고 벌써 트럭꽁무니에 몇명이 메달려 있다.
탈까말까 망설이다가 다른 방법도 애메하므로 OK싸인을 보내고 지붕위에 올라탄다. 뭐 이것도 괜찮으리라 싶다. 내 기억이 맞으면 국경에서 가까운 도시인 팍세까지 포장도로이다. 지붕위에 잔뜩 올려놓은 짐위에 걸터앉고 한 손은 파이프를 붙잡고 있자니 좀은 슬픈생각이 든다. 그러나 어쩌랴...
세시간을 달린 후 국경까지 한 번더 갈아타야 한다. 국경에 도착하니 12시가 좀 넘어있다. 이제 좀 한숨을 돌린 후 늦은 아점을 먹고 남은 라오스돈인 킵으로 모두 담배를 샀다.

<사진 위> 라오스의 출국심사대 <사진 오른쪽> 태국측 국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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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의 출국심사대는 최근에 지었는지 시설이 좋다. 여기서 여권을 보여주면 출국도장을 찍는다. 모든 것이 다 그렇겠지만 나갈때는 어렵지 않다. 단 들어갈 때는 경우에 따라 심사관들이 웃돈을 요구할 때도 있다.
라오스의 출입국관리소와 태국의 출입국관리소의 거리는 한 100미터 될까? 그리고 그 안에는 시장이 있다. 우리와 비교하면 우리는 지뢰밭이 깔린 비무장지대가 있는데 이곳엔 시장이 있다. 현지인들도 특별한 허가 없이 이 곳은 드나들 수 있는데...생각하기론 자유무역지대이다. 무관세의....
한 100미터 정도 걸어 태국의 출입국사무소에 입국신고를 하고 태국으로 넘어간다. 우리나라는 태국과 무비자 협정이 되어 비자없이 3개월을 체류할 수 있다. 또한 3개월이 넘을 경우 체류연장을 신청할 필요없이 근처 말레이시아, 라오스, 캄보디아 국경을 잠깐 넘어갔다 오면 다시 3개월이 늘어나 이래저래 여행하기가 편하다
트래블트러블 태국에 들어가자 마자 방콕까지 교통편을 알아보니 오후에 두번 직통버스가 있다. 여기서 터미널이 있는 도시가 차로 두시간 거리이니 직통버스가 여러모로 편하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은행이 없다는 것이다. 환전소도 없다. 그 두시간 거리를 가야 환전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수중에는 태국돈인 바트가 한 푼도 없는 상황이고 또 라오스킵도 없고 달러만 있다. 여긴 국경이라 라오스 킵은 쉽게 바꿀 수 있지만 달러는 상황이 다르다.
일단은 급한데로 20불짜리 한장을 시장에서 바꿀려고 상인들한테 줘 보지만 처음보는지 20불짜리 지폐를 앞뒤로 구경만 하더니 안 된다고 한다. 결국 물어물어 한 명을 찾았는데...이번엔 환율이 안 좋다. 바로 코 앞에서 20불 환전하는데 5000원은 손해 보는 셈이다. 뭐 요즘 달러가 약세라는 둥 하고 핑계를 잔뜩 대지만 내 그 속마음 모를까? 얄밉다. 확실히 라오스가 좋긴 좋구나 라는 생각을 한 번 한다.
바꿀까 하다가 다시 배낭을 지고 움직인다. 이번엔 라오스쪽이다. 태국으로 넘어올 때 보니 뭐 경찰도 잘 안보이고 출입국사무소직원도 별 신경을 안 쓰는것 같아 그냥 넘어보자는 생각이다. 라오스 국경만 넘으면 큰 시장이 있으니 쉽게 바꿀 수 있다는 생각으로 또 다시 태국국경과 라오스국경을 넘는다.
아무도 잡는 사람이 없다. 군인들도 안 보인다. 그리고 쉽게 달러를 바트로 바꾸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두손을 합장해 공손히 인사를 한다.
싸바이 디!
그래 언제 또 라오스를 오겠냐...라오스의 마지막 인상은 그렇게 미소와 친절함으로 남았다
다시 태국으로 돌아와 쉬었다가 버스에 오른다. 화장실도 있는 고급벤츠버스이다. 의자가 뒤로 부드럽게 젖혀지고 에어콘도 좋다. 또 세련된 유니폼의 여승무원이 친절히 안내도 해 준다. 확실히 미션이 틀려 그런지 승차감이 좋다.
글쎄.... 이런 것을 포기하면 삶이 더욱 풍요로워 질 것 같은데....역시 쉽지는 않다.
에어콘은 말야....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지...하고 혼자 중얼거리며 잠을 청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