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 이야기 - 여성봉 향해 다투는 바위 다섯
전설~ 하나
475년경....한 소녀가 비옥한 들판을 가로지르는 한강변에 앉아 맑고 구슬픈 피리를 불고 있다.
부드러운 긴 머리칼이 피리 소리 마냥 바람에 휘날리며 춤추는 모습이 무척 아름다운 소녀이다.
조금 후 소리를 찾아 달려오는 한 청년의 모습이 씩씩하고 결연하다.
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 청년은 떠나간다.
고구려의 침범에 맞서 백제를 지키고자 싸움터로 나서는 청년의 얼굴엔
돌아오지 못할 슬픔이 어려있다.
그리고 청년은 개로왕이 전사하던 한성 싸움에서 함께 목숨을 잃고 만다.
그 후 백제는 왕을 잃은 치욕을 씻고자 재건을 꿈꾸면서 477년경 웅진으로 도읍을 옮기는데,
오랜 삶의 터전인 한강유역을 떠나기 아쉬운 처자는 부모와 함께
고구려의 손길을 피해 도봉산 깊숙히 숨어든다.
그리고 알아 줄 사람 없는 젊음과 아름다움을 애태우다 연한 첫사랑을 그리워하며
서른 중반의 나이로 숨을 거둔다.
이를 불쌍히 여긴 천상의 옥황상제가 무수한 세월동안 남정네의 사랑을 받으라며
바위로 환생을 시키니....그가 곧 여성봉이다.
처자의 죽은 시기를 기념하여 그 높이를 495m로 하였으니
천오백년이 지난 오늘도 뭇 남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천오백년의 전설이 깃든 여성봉. 척- 보면 여성의 심볼을 닮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쉬움에 퍼져 버린 어느 산행객...)
전설~ 둘....
655년경, 고구려와의 국경을 지키던 신라 군사중에서
용맹하고 무술이 뛰어난 청년들은 김유신의 호출을 받는다.
백제를 공격하지만 결정적인 승기를 잡지 못하던 김유신에게는 원군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 때 가장 무예가 출중했던 젊은 장수 다섯명이 한강 방면으로 남하 하는 길에 도봉산을 지나게 되었다.
바위가 되어 한 갑자를 지켰지만 남정네 구경도 못한 여성봉이 살살살 바람을 일으켜 이들을 유혹하니
장수들은 경치에 취하여 능선길로 오르게 된다.
바위는 호탕한 기백과 멋진 남성미에 반하지만
신라 장수들의 가슴 가득 백제 공격의 살기(殺氣)가 있음을 느끼게 되자 이들의 길을 막고자 한다.
하여 한 갑자 쌓아올린 바윗발로 천지조화를 일으키니
이들을 한발치 떨어진 산정에 바위로 윤회를 시키고,
지상의 신라 군막에 먼지바람을 일으켜 혼비백산으로 쫓아 버린다.
애궂은 신라 장수들은 해발 655m 바위가 되어 여성봉을 향하고 있으니
이들이 바로 오봉(五峰)이다.
하지만 한강의 강력한 水기운으로 인해 여성봉은 한강 이남으로 그 힘을 미치지 못하니
660년경 백제의 영광은 대지 밑으로 잠들고 만다.
(기백 넘치는 五峰. 가까운 바위부터 1봉,2봉,....5봉 順이다.
여성봉을 향해 경쟁하듯 龍頭를 치켜든 모습이 상상되는데...)
(왼편부터 3봉,4봉,5봉인데 성질 급한 4봉의 龍頭는 어데로 갔나?
코끼리 엉덩이같은 4봉만 민머리 모습이다.)
신선대 오른들 신선이 아님을 알기에 운동삼아 발도장만 찍은 후 자운봉과 신선대 사이로 빠져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을 조망하는 바위로 살짝 숨어서 오랫동안 바람에 취하여 시간을 잊어 보고
잠시 천축사에 들러 본다.
(신선대 올라도 신선이 없거늘....사람들은 습관처럼 비좁은 공간을 계속 오른다.)
(신선대에서 발견한 진짜 신선은 암벽의 소나무이니... 누가 자연을 흉내 낼 수 있으랴?)
[산행정보]
총산행시간 4시간10분
구파발....송추 - 오봉매표소 - 여성봉 - 오봉 - 신선대 - 마당바위 - 천축사 - 도봉매표소...버스정류소
(구파발에서 704번 시내버스, 34번 시외버스 이용하여 송추유원지 입구 근처 하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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