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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산 족두리봉

마니쏘리 2010. 6. 26. 09:30

 

 

시원한 바람이 불고 굵지 않은 비가 내리는 족두리봉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

날씨 좋은 주말 삼각산은 대도시의 할인점처럼 붐비고....

비 내리는 삼각산은 시골의 농로(農路)처럼 한산하지요.

 

세상은 운무(雲霧) 속에 갇혀 보이지 않기에

바람처럼 비처럼 가볍게 춤 추는 발놀림으로 족두리봉 주변을 빙 둘러 보았지요.

우산 밖으로 휘날리는 빗줄기 바라보며 잠시 감상에 젖어 보는데 마침 별똥바위(?)가 눈에 들어 오는군요.

태고적 하늘에서 날아온 대포알처럼 별똥바위는 떡 하니 족두리봉 옆에 아슬아슬 버티고 있습니다.

자~ 별똥별의 잔해를 보십시오.

 

 

밀면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 처럼 살짝 걸려 있지만 올라가 보면 끄떡도 하지 않지요.

가까이 다가가 볼까요.

남쪽면 급 슬랩을 제외하고 쭈욱 반바퀴 살펴 보겠습니다.

 

  

서쪽에서 바라보니 곱슬머리 남성의 두상(頭像) 모양인걸요.

인류의 조상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북쪽에서 가까이 다가서니 울퉁불퉁 별똥의 모습이 나오지요.

자세히 보면 오랜 세월 기도의 흔적이 남아 있는 알터 자욱이네요.

그렇다면 별똥바위가 아니라 기도바위(알터바위)라고 부를까요.

 

 

북동쪽으로 돌아가니 왠 외계인이 입벌린 모습 같은데요.

무슨 메시지를 전하는 듯이 이야기 하는 느낌이 들지 않는지요...

"지구인들아 @#$%^&~~ !"

 

그런데, 이건 무엇일까요?

 

 

다가 설 수 없는 남쪽을 피하여 다시 서쪽으로 조금 떨어져 돌아 측면을 바라보니

운무 속에 나타나는 기도바위의 실루엣에 걸음이 멎고 말았지요.

 

 

벼슬아치 차림의 남성이 기도바위가 아래로 구르는 것을 막기 위하여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눈에 아련 거리네요.

아랫쪽에서 험난한 바위를 타고 오르는 백성들을 지키고자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고요,

묘하게도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며 자궁을 상징하는 알터바위를 고행으로 지키는 남정네 모습 같기도 하고...

저 바위男은 얼마나 오랜 세월을 저렇게 버티고 있는 걸까요?

 

진정한 위민(爲民)을 모르는 요즘의 이기적인 위정자들과 대비하니 더욱더 시선이 머무네요.

이러한 사연을 모르는 채 무리하게 바위 타는 산행객들이 가끔씩 이 바위男 눈 앞에서 추락하기도 하지요.

가을 하늘 빛이 완연했던 어제(9/10)도 족두리봉에서 부상자 찾아 나르느라 119헬기가 많이 머물다 갔습니다.

 

산행은 사람을 춤추게 합니다.

하지만 무절제한 춤은 스스로를 지키지 못할 수 있습니다.

우리를 지켜주는 것들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 보기 바랍니다.

지금 우리 곁에는 보이지 않는 많은 것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지요...ㅎㅎ

 

 

기운을 받는 큰 바위에는 대부분 인위적인 큰 알터가 생성되어 있습니다.

여성의 자궁을 상징하는 이를 '용알터'라고 부르지요. 

족두리봉에 있는 용알터의 모습입니다.

 

용알터에 서서 세상의 풍요와 대한민국의 번영을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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