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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알미에서 검단산 오르記

마니쏘리 2010. 6. 25. 16:09

배알미에서 검단산 오르記


                                                   (黔丹山 657m)

                                              경기도 하남시/광주시

 

                                                                                    글 사진 / 오원

                                    

 

   검단산(黔丹山·657m) 산행들머리인 배알미동(拜謁尾洞)은 하남시에서도 오지에

한, 교통이 불편하기 짝이 없는 곳이었다. 배알미동을 가려면, 차라리 산을 넘어가는 게

나을 정도이던 이 마을까지 도로가 나고 포장이 되어 접근하기 쉬워졌다.

  팔당대교(사실은 2차선 좁은 다리)에서 팔당댐까지 시원하게 뚫린 도로를 따르면 아랫

배알미동 마을버스 종점이 있다. 속칭, '매운탕마을' 이라 불리는 강변마을이다.

 

                                                                           정상이 마주뵈는 공터, 전망대에서.

  배알미동, '도성을 떠나는 사람들이 이곳부터는 임금이 거처하는 곳이 보이지 않나,

또는 멀리서 도성 근처로 다가오는 길손이 이곳에 들면 임금을 배알할 수 있게 된다'는

설이 전해지는 마을이다. 지금은 서울 사람들이 마실 수돗물 만드는 공장을 뒤로하고

단산을 올라보자.

                        

                                                                 들머리인 배알미동, 수돗물공장에서 시작

    간밤에 내린 눈이 선경을 이룬 검단산, 산불감시초소가 하얀 눈을 이고 있다. 최근에

지은 절간으로 보이는 ‘통일정사’까지 도로가 이어진다. '아무아미타불' 소리만 반복되는

염불소리를 들으며 산길로 들어섰다.


  "겨울날 하루 산행은 한 첩의 보약을 먹는 거나 같은 거야.

여름 산행은 한 재의 보약이나 같고."

 

  "겨울 산이 좋긴 한데, 아침에 일어나는 건 쉽지 않아."

 

  "난, 산에 가는 날은 더 일찍 일어나지던데."

 

  "어, 증상이 나와 비슷하네." 속으로만 중얼거렸다.

                                                                                       산길을 간다. 말없이 .......

                       

                                                                                                   산길, 호젓한 산길

  두런두런 뒤따르던, 직장 동료로 보이는 일행이 빠르게 지나간다. 하나같이 복장은 검

색이다. 언제부턴가, 등산복은 검은 색으로 통일됐다. 등산복을 만들어 팔던 업체가,

바라던 대로 염색이 안 나온 것을 그대로 만들어 시장에 내놓았다던가. 그런데 그게 생각

보다 잘 팔리더란다. 그 후, 산은 검은 색(특전사 군인 복장 같은) 옷 입은 사람들이 산을

점령했다. 검은 옷이 흰 눈과 어울리기는 해 보인다. 잎새 잃은 나무가 눈을 뒤집어써서

세상은 통 흰 색과 검은 색 뿐이다. 오늘날, 속세가 돌아가는 꼴처럼.

 

일설에, 김정일이가 남침을 못하는 이유가 있단다. 시두때두 없이 산을 헤매는, 저 검은

옷 입은 사람들의 정체를 몰라서라나,우쨋다나. 그 애비에 그 자슥이지. 애비는 그 무선

자살(도시락)폭탄 지고다니는 방위병들을 무척이나 두려워 했고. 히,히. 배낭속은뭐가?


  한적한 산길로 능선에 닿았다. 팔당호가 보이기 시작한다. 천년거푸집을 덮고 있는

두 기가 자리한 곳에서 팔당호가 가까이 보인다. 풍수에 대한 앎이 없는 문외한이 보아도

정말 명당으로 보인다. 주변의 나무를 베어내서 조망이 시원하다. 두물머리를 가로지른

양수대교를 건너 강변도로가 양평을 향해 달린다.

 

                                                                 팔당소교와 한강 아랫쪽, 왼쪽이 미사리

  진달래나무가 늘어선 산길이 가팔라진다. 갈지(之)자를 그리던 길이 창우동에서

는 길과 만났다. 산이 소란하다. 불어대는 바람과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눈발에 흩

다. 전망대바위에서 바라보는 하남시와 남양주시 사이로 한강은 흐른다. 한강은 서

남북으로 가르고 있다. 검단산은 북쪽의 예봉산과 더불어 서울의 동쪽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협곡을 이룬 이곳에 댐을 막아 대한의 수도 서울에 물을 공급한다.

 

                         

                                                                  미사리 조정경기장도 보이는군. 허 허 허

  멀리 삼각산과 도봉산이 뚜렷하나 바라보기도 힘 든다. 부는 바람이 세차다. 정상을

하는 길에 사람이 북적인다. 팔당호가 잘 보이는 봉우리, 흰 밧줄이 길가로 늘어진 공터

집 나온 이들로 설 틈도 없다. 정상이 멀지 않은 산길에 끊임없이 사람이 오다.

  멋진 소나무 한 그루, 이 광경을 무심히 바라보고 있다. 무슨 일 났나 ! 

 

 

  팔당댐 수문이 뵈는 전망대. 국도6호선 양수대교와 두물머리(왼쪽이 북한강), 남한강을

  따라 용담대교가 이어지고, 뒤로 용문산이 하늘금을 긋고 있다. 조망이 기막힌 곳이다.

                          

                                                                               한걸음 또 한걸음, 정상을 향하여.

                           

 

  나무계단을 올라 정상에 섰다. 한때는 국가시설물이 있던 곳, 너른 공터에 팔도 사람들이

모여 겨울 산을 즐긴다. 싱거운 사람도 있어, 연신 "아이스 께끼! 아이스 께끼!" 자세히 보니,

이 양반은 컵라면 팔고 있네 그려.

  팔당호가 잘 보이는 곳에 사람들이 몰려 사진 박기에 여념이 없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나는 두물머리, 강물은 푸르고 강 따라 이어진 국도 6호선 뒤로 용문산이 우뚝하다.

  검단산 657m. 돌비석 뒤로 용마산(595.7m)이 구불구불하고, 중부고속도로 건너 남한

도 지척이다.

                              

                                 축구장만한 정상. 새해맞이 해돋이 하기 좋은 곳.

  검단산 일대는 백제 시조인 온조왕 4년 이래 근고초왕 26년까지 무려 370년을 도읍

으로 삼았던 곳이다. 검단산과 남한산의 북쪽 산줄기 가운데, 오늘날 '고골' 일원으로

추측된다는 설이다.

  검단산은 백제 위덕왕 때 '검단(黔丹)이라는 도인(道人)이 이산에 은거했다'해서 검

단산이라 불렸다 한다. 또 다른 설이 전한다. 이 지역이 한강에 접해 있으므로, 전국

처에서 올라오는 물산(物産)의 집산지였기에, 여기서 일단은 '검사하고 단속하였다'

는 것이다. 이 산 입구에 창우동(倉隅洞)이라는 마을 이름이 있다. 창우동이란 '창고가

있던 곳'이란 뜻.

                       

                                                                     하늘을 찌르는 남한산성의 국가시설물

  한 때는 검단산의 검(黔)을 '금'으로 읽어 '금단산'으로 부르기도 했다. 금(黔)은 '조화

부리는 귀신'을 뜻하고, 단(丹)은 '봉우리'라는 뜻도 있어서 검단산에 제사 올리던 단이

있었지 않았나 생각할 수 있겠다. 한강 건너편 예봉산(679m) 정상에도 제단 흔적이 남

있다.

  검단산에는 조선 시대까지 봉수대가 있었고 최근까지 군부대가 있었다. 정상은 족구를

하고도 남을 만큼 넓은 공터다. 사방으로 막힘이 없어 해돋이 풍경이나 해넘이 구경하기

에 아주 좋은 곳이다.

 

  새해맞이 해돋이를 이곳에서 볼 수 있다면 .......

 

 

  검단산을 내려 가보자. 정상에서 팔당호 방면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야영지 몇 군데

가 있는 곳에서부터 흰 밧줄을 늘어 놨다.  오백 미터 정도 내려가면 완만한 능선이 나온

다. 통일정사로 내려가는 길이 왼쪽으로 나있다. 진달래나무가 무성한 길은 능선을 따라

이어진다.  검단산의 서쪽과 달리 동쪽은 순한 산줄기가 이어진다. 봄철에 가족 산행지

알맞은 길이다. 순한 능선은 아랫배알미동 버스 종점에 이르러 팔당호로 잦아든다.

 

                                                       

 

배알미동 동쪽에,

지금은 호수가 되어버린 곳에 도미진(都尾津)이라는 나루가 있었다.

이 마을에 도미라는 사람이 살았다.

백제 4대 왕 개루왕은, 도미의 아내가 미인이며 정절이 굳다는 소문을 듣고,

도미를 궁중에  머무르게 하고 왕으로 변장한 신하를 도미의 집으로 보냈다.

 

"오늘 도미와 내기를 해 너를 얻었으니 너는 이제 나의 것이니라."

 

도미의 아내는, "안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오겠습니다."

하고는

몸종을 곱게 단장시켜 들여보냈다.

후에 임금이 사실을 알고 크게 분노했다.

 

"왕을 기만했도다." 

 

왕은 도미의 두 눈을 뽑고 쪽배에 실어 보냈다.

그리고 왕이 도미의 아내를 겁탈하려하니, 도미 아내 왈

 

"마침 달거리(月經) 중이니 며칠 기다려 주십시오"

하고는

틈을 보아 달아났다.

강가로 내달아 쪽배를 타고 남편을 찾아갔다.

얼마 후 배알미 근처에서 두 눈이 없는 남편을 배알하니, 세인들이 이곳을

배알미라 일컬었다.

도미와 아내의 슬프고도 애달픈 사랑 얘기가 전설이 되어, 배알미를 휘돌아서

강물 타고 너울너울 흐르는 듯 했다.

아침에 불던 강바람은, 한낮에도 여전히 옷을 헤집고, 살을 파고들고 있었다.

봄은 언제나 오나. 

 

 


배알미-(60분)-묘지-(30분)-전망대바위-(30분)-정상-(60분)-삼거리-(30분)-배알미

 

                                                   

                  산행길잡이

  검단산의 주말은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산곡초등학교 방면에서 제일 많이 오른다. 약수터를 거쳐 쉽게 오를 수 있다.

  창우동에서 에니메이션 고등학교 방면으로 올라가는 길도 많이 이용된다. 이 길은

정상에 군부대가 있을 대 차량이 올라 다니던 길이다.

  창우동에서 유길준 묘소를 거쳐 전망대를 오른 후 정상에 오르는 길이 가장 좋다.

팔당호를 가깝게 볼 수 있는 코스다. 전망대에서 보는 한강 하류 쪽과 조금 위에 있는

봉우리에서 보는 두물머리 풍경은 일품이다.

  최근에는 아랫배알미로 오르는 길이 많이 이용된다. 팔당댐에서 산행이 시작된다.

아랫배알미동에서 정상을 올랐다가 동쪽 능선으로 내려오는 데는 네 시간이면 된다.

겨울철 산행으로 적당한 거리다.

  윗배알미 쪽은 수자원공사에서 출입을 통제한다. 검단산은 전체가 산지정화보호

구역이다.

  검단산을 오른 후, 남쪽으로 고추봉을 거쳐 용마산까지 종주도 해볼 만하다.

6시간 정도 소요.

                                              

                교통

  서울에서 88올림픽고속도로로 팔당대교를 지나 직진하면 팔당댐이 나온다. 댐에서

우회전하면 아랫배알미 마을버스 종점이 산행들머리다.

  하남시청 앞에서 마을버스(80번)를 이용한다. 평일에는 90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토요일과 공휴일은 40분 간격 운행.

  창우동은 강변역이나 천호동에서 수시로 운행하는 시내버스 이용.

상산곡동 산곡초등학교까지 시내버스 수시 운행.

 

             잘 데와 먹을 데
   아랫배알미동은 매운탕마을이라 불리는 곳이다.

큰마당(031-794-3456)은 잡고기 매운탕, 감골집의 붕어찜, 느티나무집의 장어구이,

버드나무집의 송어회, 할머니매운탕집의 향어회 등 민물고기 매운탕 집들이 있다.


              볼거리

   창우동 현충탑 주변은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산책 코스로 좋다. 가까운 곳에

호국사도 있다.

  검단산 정상은 조선 때도 봉수대가 있던 곳이다. 천림산(天臨山)봉수대라 불렸다.

최근까지 통신부대가 있었다. 덕분에 넓은 공터가 조성되어 있어 좋은 전망대 구실

을 한다.

  용담사가 윗배알미에 있으나 오래된 절은 아닌 것 같다.

  팔당 호수 주변은 드라이브 코스로 손색이 없다. 강변을 따라 달리는 길은 잘 정비되어 있다.


 

 

                                    시도때없이 산에 오르는, 한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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