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골프,등산,스포츠

산과 도심의 경계가 무너지는 산행

마니쏘리 2010. 6. 25. 11:57

삼각산 백운봉에는 강한 바람을 견디는 태극기가 있습니다.

백운봉에 오르면 온몸을 흔들면서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는 태극기이지요.

백운봉은 때묻고 찢기고 낡은 태극기가 숨가쁜 산행객들을 반겨 주는 곳...

 

   

 

하지만 몇 평 되지 않는 좁은 백운봉 정상에 서면 노적봉이나 만경봉 바라보면서 태극기를 향하게 되지요.

그런데, 이번에 제가 찍은 사진을 보시면 백운봉 정상 바깥에서 인수봉 바라보고 찍은 셈이니 이해가 되실런지요?

난간 밖은 아찔한 절벽이기에 날개를 달지 않는 한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없지요.

어떻게 된 셈일까요....한번 상상력을 발휘해 보세요.

여러분의 궁금증을 좀더 증폭시킨 다음에 다른 글에서 그 비밀을 공개하도록 하지요.

혹시 비밀을 아시는 분은 댓글에 올려 보시길~~

 

 

호흡에 맞추는 걸음

 

그 동안 삼각산 산행을 자주 다니면서도 아기자기한 코스를 찾는 산행이었기에 백운봉 정상을 애써 찾지는 않았던 편입니다. 그러다 이번 휴식기 이후 산행을 재개하면서 당분간 백운봉의 묘미를 깨쳐 보고자 마음 먹었습니다.

하지만 오전 11시부터 정체가 심해지기에 초반에 백운봉을 들르야하니 산행코스에 제약이 따르는군요.

그래서 우선은 백운봉 올라 아름다운 삼각산에 경의를 표한 후, 주능선 타고서 길게 걸음을 옮기는 코스를 두루 섭렵할 계획입니다.

 

구파발에서 이어지는 산성탐방지원센터(구 산성매표소) 통해 위문으로 백운봉 오르길 연달아 세번째.

하산길은 처음엔 향로봉에서 불광통제소로 내려가고, 다음은 청수동암문에서 삼천사로, 지난 주엔 족두리봉 끼고서 용화통제소로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아직도 백운봉 거치며 이어지는 종주산행으로 서쪽 산릉에서 내려설 구간이 제법 있는 편입니다.

비봉에서 비봉통제소, 비봉에서 진관사길, 비봉에서 구기탐방지원센터, 사모바위에서 응봉능선, 대남문에서 의상능선, 대남문에서 구기동....아직 여섯번의 긴 걸음이 남아 있는 셈이군요.

 

그런데, 산성탐방지원센터에서 위문 통해 백운봉 오르는 분들의 걸음을 분석해 보니 한결같더군요.

급한 마음과 다리 힘으로 오를 생각인양 전력으로 올라가는 편이지요.

금방 숨이 가빠오기에 헉헉 거리게 되고, 다리 근력이 부담되니 중간중간 쉬게 되면서 생각과 달리 몸은 빨리 지치고 시간 소모가 많은 걸음이 되는 거지요. 예전의 저 또한 이에 뒤질세라 기를 쓰면서 허걱대던 기억에 쓴웃음이 나오는군요.

 

지금은 오르막길에서 오직 호흡에 걸음을 맞추고 있습니다.

호흡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걸음의 완급을 조절하는 것이기에, 이제는 산행 초입에서부터 백운봉에 이르기까지 한번도 쉬지 않고서 오를 수 있습니다.

호흡에 집중하여 걸음이 멈추지 않도록 천천히 올라 보기 바랍니다.

느리게 가는 것 같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지요. 속도를 내며 앞서가던 거의 대부분의 산행객들은 중도에 서너번씩 쉬는 순간에 제 뒤로 물러나는 모습이 되지요.

이렇게 쉬지않고 천천히 백운봉 오르노라면 1시간30분에서 1시간40분이 소요됩니다.

오르막길은 걸음을 호흡에 맞추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느리고 천천히 가는 걸음이지만 지치지 않고 가장 빠른 걸음이 되는 방법이니 실행해 보기 바랍니다.

ㅎㅎ~  산성탐방지원센터에서 백운봉까지 한번도 쉬지 않고 올라 보세요.

절대로 쉬운 걸음이 아닐텐데요...

 

 

산과 도심의 경계가 무너지다

 

오랜만에 일요일날 주능선을 타보니 불편한 산행이 되는군요.

계절이 바뀐 탓도 있지만 삼각산은 이미 도시의 점령군 손아귀에 넘어가 있더군요.

정오를 넘어서는 시간이 되자 대동문, 사모바위, 대남문 등 산행객들이 많이 찾는 포인트마다 자리 다툼이 일어날 정도로 북새통이 되더군요.

"산해진미는 저리 가라" 싶을 정도로 온갖 먹을거리를 꺼내놓고 아우성 치는 소리들....

도심 주막과 음식점에서 흔히 보는 사람사는 풍경을 삼각산 요충지마다 만나게 되는 셈이니.

사람을 품어주는 산이 있기에 사람들이 조금씩 짐을 덜 수 있는 것인지요?

가끔은 흉볼 수 있는 광경이 있건만 이 또한 산 속에 있는 사람들에겐 허물이 되지 않나 봅니다.

게다가 이제는 문수봉 릿지와 향로봉 릿지도 산행의 묘미를 찾을 분위기가 아니더군요.

 

세상살이에 답답한 수행자들이 道를 찾아 마음 밖으로 나서 보지만 道를 찾을 수가 없지요.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道의 경계는 단지 자신의 마음 속에 있다는 진리를 깨닫지요.

모든 세상의 이치는 물질과 정신의 경계에 있지 않습니다.

물질과 정신을 구분하는 기준마저도 우리들의 마음이 자신의 잣대로 규정하는 것이지요.

 

아름다운 삼각산 풍광 속에서의 한잔 유흥이 도심 주막에서와 무엇이 다를까요?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도심 주막에 앉아 편안한 시선으로 잔을 기울이면 이 또한 삼각산 풍광을 마시는 것이지요.

이제 도심과 산의 경계가 무너지는 형국입니다.

 

 

사람 냄새 물씬~~

 

백운봉 - 점령군의 휴식

 

백운봉 - 암봉 점령군

 

백운봉 - 無言 

 

백운봉 - 정체현상

 

사모바위 - 산행이 먼저냐 먹거리가 먼저냐...

 

사모바위 - 점령군의 먹거리

 

족두리봉 - 암벽 점령군

 

봄의 전령 진달래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