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은 생각의 산파다.
'여행의 기술(The art of travel)'의 저자 '알랭 드 보통'이 말했다.

파란 문을 열면, 또 파란 창문이 있고, 파란 창문을 열면, 파란 바다가 있는...
나는 산토리니에서 셔터를 누르는 순간 순간 생각을 담는다.
이아(Oia)에서는 그것이 詩가 된다.

하얀 빛은 지붕 위로 떨어지고, 하얀 구름은 지붕 위를 흘러간다.

순간 순간 펼쳐지는 이런 광경 속에서는 잠시
말문도 막히고, 생각도 멈춘다.
금새 제자리를 찾은 가슴은 도트(dot)를 찍어 그리던 그림을 계속 그리지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 보이는 이아(Oia) 마을 돌계단의 강아지들.
따뜻한 햇살 아래서, 석양이 질 때까지
사이좋게 나란히 앉아 얘기를 나누겠지?

아슬아슬한 난간 위를 걸으면서도,
아름답게 중심을 잡은 이아(Oia)의 고양이.
지금은 너희들이 마냥 부럽구나.

마네킨같은 이아(Oia)의 할아버지는
그 앞에 펼쳐지는 풍경, 한장면 한장면을 음미하듯,
좁은 가게 앞길을 아주 천천히 걷고 계신다.

종을 치는 줄을 당기듯 이아(Oia)는 나를 잡아끈다.
이 그리스 정교회의 파란 돔과 하얀 종탑은 큰 아쉬움을 배로 만든다.

이아(Oia)의 덫에 걸려 하얀 구름도 멈춘 시간.
돌려야 하는 발길이 고장이 난 것 같다.
Julie Mayf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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