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에어 뉴질랜드 이코노미석 기내식. | 미국 여행을 마치고 LA국제공항에서 뉴질랜드로 향하는 야간 비행기를 기다리며 지루함을 달래려고 친구에게 안부전화를 걸었다. 세계일주 여행도 어느덧 3분의 2가 지났고 그간 친구에게 소식을 전한 지도 오래였기에 겸사겸사 여기저기에 국제전화를 돌렸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나를 잊지 않았는지 모두 내 전화를 반겼다. 뉴질랜드행 비행기를 기다리느라 공항에서 전화를 한다고 했더니 새삼스럽게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세계일주를 하는 내내 시차도 안 맞고 여행하느라 바빠서 거의 연락을 못했는데 이렇게라도 소식을 전하고 친구들의 응원을 받으니 힘이 솟구쳤다. 뉴질랜드의 수도인 오클랜드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르는 마음이 한결 즐겁고 가벼워졌다.
밤새 날아가야 하는 일정인지라 자리를 잡자마자 잠을 자려고 하는데 어디선가 고소한 냄새가 내 코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비행기가 이륙을 하고나니 승무원들이 종종걸음으로 왔다갔다하며 기내식 서비스를 준비하는 듯했다. 기내식을 포기하고 단잠에 빠지려던 계획을 접어야 하는 건지 갈등도 잠시, 고소한 냄새에 졸음은 어느새 달아나버렸고 어떤 기내식이 나올 것인지에만 온통 신경이 쏠렸다.
나는 나름대로 많은 여행을 하고 그때마다 항공사의 다양한 서비스를 체험해봤기에 특히 기내식에 있어서는 자신있게 순위를 매길 수 있을 정도의 경지에 올랐다고 자부한다. 그동안 여행경험으로 볼 때 한식 메뉴가 돋보이는 우리 국적기의 기내식은 단연코 최고다. 그 다음으로 맛있는 기내식은 브라질의 바리그항공인데 여기에 새로운 항공사를 더할 수 있게 돼 기뻤다.
우유와 치즈로 유명한 뉴질랜드의 이미지를 살짝이라도 느끼게 해주려는 의도였는지 종류별로 몇 가지씩 부드럽고 고소한 치즈가 나왔다. 게다가 다양한 종류의 따끈한 빵과 맛있는 소스가 첨가된 신선한 샐러드에 후식으로 서비스된 아이스크림은 유명 아이스크림 부럽지 않은, 천연 그대로의 맛을 전해줬다. 승무원에게 살짝 부탁해서 하나 더 먹었을 정도로 욕심나는 특별한 맛이다.
어떤 기내식이 나오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여행객은 별로 없겠지만 가능하다면 별미를 맛볼 수 있는 항공사를 선택한다면 자칫 무료할 수 있는 비행이 기쁨으로 변할 수 있단 사실도 한번쯤은 생각해보길 바란다.
〈자유여행가〉 www.zonejung.com
24시간 전에 미리 신청하세요
각 항공사는 일반적인 기내식을 먹지 못하는 탑승객의 상황과 취향에 맞는 특별식을 제공한다. 유아식, 환자식, 유대인식 등 건강상태와 종교에 따라 기내식을 선택할 수 있다. 단, 항공사에 탑승 24시간 전에 미리 요청을 해야 서비스가 가능하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