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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념의여성 " 앨리슨 래퍼 "

마니쏘리 2010. 6. 23. 14:55



영국 런던 시내 한복판 트라팔가 광장에서 만난 '임신한 앨리슨 래퍼' 조각상.


양팔이 없고 다리도 짧은 장애의 몸에 임신 9개월의 불룩한 배를 드러낸 채 당당히 앉아 있는 이 여성은 영국의 구족화가 겸 사진작가인 앨리슨 래퍼(41)이다.

유서 깊은 트라팔가 광장의 넬슨 제독(1758-1805) 동상 곁에 지금 현재 살아 있는 중년의 여성, 그것도 장애인 여성의 벗은 몸을 감히 전시하다니... 그럼에도 래퍼의 조각상은 임신 중 불룩한 예쁜 배를 내밀고 나체로 여성잡지 ‘Vanity Fair' 표지사진을 찍은 할리우드 여배우 데미 무어처럼 도발적이고, 그리고 아름다웠다.


데미 무어



래퍼의 조각상은 조각가 마크 퀸이 임신 9개월의 래퍼를 모델로 만든 높이 3.5m의 대리석 작품이다.

래퍼는 1965년 기형적으로 다리가 짧고 양팔이 없는 단지증(Phocomelia)이란 질병을 안고 태어났다. 생후 6주 만에 거리에 버려져 복지시설에서 성장했고, 22세 때 결혼했으나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가 9개월 만에 헤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어릴 때부터 관심이 있었던 미술공부를 뒤늦게 시작, 헤덜리 미술학교와 브라이튼대학을 졸업한 뒤 예술가로서 새 인생을 출발했다. 자신의 장애를 작품의 소재로 삼는 적극적인 방식으로 그는 콤플렉스를 이겨냈다.

현재 서섹스에 살며 6세 아들 패리스를 키우고 있는 그는 보통 엄마들이 하는 일을 입과 발로 거뜬히 해낸다. 작은 스펀지를 입에 물고 아들의 머리를 감겨주고, 특수 제작된 유모차를 어깨로 밀며 아이와 공원을 산책한다.그는 장애인 아이를 출산할 수 있다는 의사의 만류에도 미혼모로 아들을 낳았다.

장애인, 여성, 미혼모에 대한 세상의 편견에 맞서 고단한 인생을 살았을 게 분명한 그는 자신을 팔이 없는 ‘밀로의 비너스’에 빗대 ‘현대의 비너스’라고 부를 만큼 자신감에 넘친다.

“사람들은 불편한 것을 피하려 하지만, 내가 저 위에 세워져 있는 한 더는 나를 피할 수 없다. 장애가 있는 사람이 천박하지도 못생기지도 우스꽝스럽지도 않다는 점을 사람들이 깨달았으면 좋겠다”며 그는 트라팔가 광장의 조각상을 자랑스러워한다.

서울시청 앞 광장에도 이런 조각상이 세워질 수 있을까? 혹시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서울시장이 되면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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