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괄 타결' 호응 가능성 적어
북한은 이명박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대타협) 구상을 북한에 비핵화 결단을 촉구하는 메시지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협상 카드를 잘게 쪼개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챙겨온 북한이 이 대통령의 구상에 선뜻 호응할 것 같지는 않다.
북한은 6자회담 9 ∙19 공동성명의 '동시행동'의 원칙 하에서도 관련국들로부터 단계적 보상을 받아온데다, 불가역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할 경우 자신들의 패를 한꺼번에 모두 잃어버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북한이 냉각탑 폭파 등 일부 핵 불능화 조치에 어느 정도 전향적인 태도를 취했지만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공개, 연료봉 이전 및 폐기 등 핵심 비핵화 조치는 외면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하지만 북한도 이 대통령의 제안에 핵폐기 문 앞에서 머뭇거리는 북한의 태도를 더 이상 인내할 수 없다는 정서가 담겨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으로서도 한국 등 6자회담 당사국들이 일괄타결을 향한 강력한 정공법을 구사할 것임을 염두에 두고, 6자 혹은 다자 회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국무위원에게 "한반도의 비핵화 원칙을 견지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하지만 북한과의 협상이 진행될 경우 핵 폐기의 여건 조성을 위한 보상문제가 제기 될 수 있어 한국과 미국의 일괄타결 시도가 제대로 실현될 지는 미지수이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남북 협상에서도 북핵 문제를 중심 의제로 놓겠다고 밝혔지만 북한이 우리 정부의 뜻에 따라 줄지는 미지수이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북한이 빅딜을 원하는 상대는 우리가 아닌 미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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