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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60돌 … 대구 11전투비행단을 가다

마니쏘리 2010. 6. 14. 10:31

공군 60돌 … 대구 11전투비행단을 가다
2009.09.30 11:41
http://tong.nate.com/suksan90k90/49730691

 

 

 

[중앙일보 정용수.김상선]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1주일 만인 1950년 7월 2일. 북한군의 공격으로 수세에 몰리던 시기 한국 공군 소속 조종사 10명이 일본 후쿠오카(福岡)로 날아갔다. 미 공군기지인 이다쓰케에서 운용하던 F-51 전투기 10대를 들여오기 위해서다. ‘무스탕’으로 불리는 F-51 도입은 공군 전투력을 단숨에 끌어올린 한국 공군사의 전환점이 됐다. 처음으로 전투기 시대가 열린 것이다.

당시 에피소드 하나. F-51을 인수하러 간 조종사들은 동체에 그려진 미국 공군 마크(검은색 원 안에 흰색 별을 그리고 원 양쪽에 3개의 선이 있는 모양)를 지우고 태극을 그려 넣었다. 이게 한국 공군기 마크의 효시가 됐다.

10월 1일로 공군이 창군 60주년(49년 10월 1일 창군)을 맞는다. 공군의 발전사는 전투기로 대변된다. 대구에 위치한 11전투비행단 윤창배(공사 40기) 중령은 “6·25 때 전투기를 몰았던 선배들이 지금의 우리가 작전하는 모습을 보면 놀라 쓰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굉음을 내며 활주로를 박차고 올라가는 F-15K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59년 전 F-51은 공대공 전투가 주임무지만 당시만 해도 미사일이 개발되기 전이어서 기관총이 전부였다. 그러다 보니 적기 뒤에 붙어 기관총으로 격추시키는 ‘꼬리잡기’(도그파이터)가 주된 전술이었다. 하지만 F-51과 F-15K는 초창기의 비행기와 우주선으로 비교할 만큼 차이가 난다.

F-15K는 조종간의 계기판 작동을 하지 않고도 조종사가 쓰고 있는 헬멧만으로 목표물을 조준할 수 있다. 조종사 헬멧의 조준 시현기가 신형 공대공미사일(사이드와인더)과 연동돼 있어서다. 조종사 헬멧의 고글에 고도·속도·비행자세 등의 정보가 나타나 조종사가 굳이 계기판을 볼 필요 없이 헬멧으로 목표물을 조준한 뒤 발사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적기를 향해 미사일이 날아가도록 돼 있다. 헬멧 한 개 가격은 2억원. 미 공군에서도 일부 전투기에만 사용되는 최신 장비다. 첨단인 데다 가격이 비싸 훈련을 마친 조종사가 착륙하면 가장 먼저 헬멧부터 챙긴다.

대당 가격이 1200억원(무기 포함)인 F-15K는 최신 전자장치가 즐비하다. 조종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장비가 전자화됐다. 비행 때 지참하던 지도도 디지털로 컴퓨터에 입력돼 있다. 조종사들은 출격 전 부대의 컴퓨터에서 DTM(Data Transfer Module·외장하드)에 비행 경로와 사격, 전술기동 등 비행 임무를 미리 입력한다. F-15K는 미국을 포함해 일본·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 등이 보유한 F-15 가운데 최신형이다.

무엇보다 F-15K의 무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이영수(공사 38기·중령) 122전투비행대대장은 “공대공·공대지미사일 등 10t의 무기 장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슬램-이알(SLAM-ER)은 대구 인근에서 발사하면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골대 안을 명중시킬 수 있다. 슬램-이알은 목표 지점 근처로 다가가면 자체 카메라가 가동돼 표적의 영상을 F-15K로 전송해 조종사가 마지막까지 표적을 바꿀 수 있도록 해 준다. 공군 관계자는 “골대에 골키퍼가 보이면 골키퍼를 피해 명중시킬 수 있다”며 “이제는 건물이 공격 목표가 아니라 건물의 창문을 때릴까, 출입문을 때릴까 고민해야 할 만큼 정확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만큼 초정밀 공격이 가능해 전투기와 조종사의 생존율도 높아졌다.

11비행단은 베트남전에서 맹위를 떨친 F-4D 팬텀기도 운용해 왔으나 최신예 전투기를 들여옴에 따라 내년 6월 F-4D는 퇴역한다. 박재복(공사 29기·준장) 11전투비행단장은 “창군 60년 만에 세계 최고 기종을 우리 공군이 운용하게 됐다”며 “방위력을 높이는 동시에 국가의 위상을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용수 기자 , 사진=김상선 기자

F-15K(Slam Eagle) 성능과 제원

■ 길이 19.4m, 높이 5.7m, 폭 13m

■ 최대 속도 : 마하 2.5

■ 전투 반경 : 공대지 임무 1500㎞/공대공1800㎞(대구~독도 325㎞)

■ 무장

- 공대공 미사일 AIM-120C 8기(사거리 68㎞), AIM-9X 4기(사거리 22㎞)

-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SLAM-ER 2기(사거리 270㎞), 공대함 미사일 HARPOON 2기(사거리 205㎞)

- 정밀유도폭탄 JDAM 7기(사거리 24㎞), GBU-24 5기(사거리 20㎞), GBU-10/12 5/11기(사거리 12.9㎞)

■ 주요 장비

- 10개 목표물 동시추적 레이더

- 적외선 탐지 및 정밀 침투공격 장비

- 헬멧조준시현기(JHMCS) 등

■ 가격 1062억원(무장 포함 시 1200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