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한 공격 `가상훈련'…. 왜 공개했을까
앵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새해 첫 군부대 시찰로 한국 전쟁 당시 서울에 처음 입성한 전차부대인 `근위 서울류경수제105탱크사단'을 찾았습니다. 이 부대는 김 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남한 공격상황을 상정한 가상훈련을 벌인 것으로 전혀져 주목됩니다. 김건태 기자입니다.
리포트) 현장음) 조선중앙TV (지난 5일) "김정일 동지께서는 오중업7연대 칭호를 수여받은 '근위서울류경수제105땅크(탱크)사단' 관하 구분대를 시찰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5일 밤 10시에 김 위원장의 탱크사단 시찰 뉴스를 전하면서 모두 59장의 사진을 내보냈습니다.
현장음) 조선중앙TV (지난 5일) "부대의 용감한 탱크 병들은 적들이 신성한 우리 조국의 한치의 땅이라도 감히 건드린다면 일격에 소멸할 멸적의 투지를 안고 위력한 포화력으로 적진을 산산이 짓 부시며 노도처럼 전진했습니다."
그 중 4장에는 남한 지명과 고속도로 명칭, 구간 거리 등이 선명하게 쓰인 표지판 옆을 탱크가 달려가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한 사진에는 '중앙고속도로 춘천-부산 374㎞'와 '김해'. 다른 사진에는 '전라남도'와 '호남고속도로'. 또 다른 사진 2장에는 '부산', '창원', '삼랑'이라는 글자가 뚜렷하게 보입니다.
이들 사진은 북한군의 남한 공격 `가상훈련' 장면이 북한 언론을 통해 처음 공개된 것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사실 `선군정치'를 표방하고 국방위를 최고 통치기구로 앞세워온 북한 체제의 속성상 이런 형태의 훈련은 충분히 짐작 가능한 범주 안에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왜 지금 이런 훈련장면을 의도적으로 공개했냐는 점입니다.
일단 김 위원장이 이번 훈련을 참관한 데는, 만약 남한과 전쟁이 발발하면 한국전쟁 때처럼 제일 먼저 내려가 `국토완정'의 임무를 완수하라는 무언의 지시가 깔려 있는 듯합니다.
또 훈련 사진을 공개함으로써 향후 남한의 태도에 따라 `대화에는 대화로, 힘에는 힘으로' 대응하겠다는 나름의 의지를 과시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아울러 남북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시각화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시급성을 우회적으로 부각시키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관측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