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2년 작품
각본/감독: Rene Clement
주연: Brigitte Fossey / Georges Poujouly 음악:Narciso Yepes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1960년대에 기타를 배우러 학원 같은 곳에 가면 손가락 끝
의 아픔을 거의 극복해 갈 무렵인 한 달 정도가 되어서 꼭 연주를 하게 되는 곡이 바로
이 영화 “금지된 장난” 중 의 "로망스" 라는 곡이다.
둘이서 합주를 해도 좋고 혼자서 연주를 해도 멋있게 들리기 때문에 본인의 연주 실력
을 과대평가 하는 경우도 이곡 때문에 발생하였지만, 그만큼 연주하기에도 듣기에도
부담이 없는 어렵지 않은 명곡이라고 하겠다.
이렇게 기타를 배우는 열풍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동안 우리나라에 엄청나게 분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정말 청바지와 통기타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였었다. 어쨌든 그래서 이런 기타 열풍으로 비록 영화를 보지는 않았어도 “로망스“ 라는 곡을 안 들어 본 젊은이가 별로 없을 정도로 유명해졌던 곡이 바로 이 영화의 주제곡인데 영화를 보기전에는 이 영화의 제목만을 접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치 무슨 야한영화 가 아닌가하고 생각들을 하였고, 아닌 게 아니라, 과연 금지된 장난이란 것이 무엇인지 호기심을 무척 자아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 금지된 장난 이란 것이 전쟁의 큰 피해를 본, 대 여섯 살 난 꼬마들의 무덤과
십자가를 갖고노는 소꿉놀이 같은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같은 전쟁의 피해를 본
우리들의 마음은 자연 히 숙연해 질 수밖에 없었다.
한국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에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문제의 이 명작은 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피난길에 부모를 여의게 된 다섯 살 정도의 꼬마, “Paulette”(Brigitte Fossey, 1946)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통해 반전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다리위에서 비행기의 기총사격으로 죽은 부모보다는 품에 안고 있던 강아지의 죽음에 더 신경을 쓰는 철없는 “뽈레뜨”(아래 사진). 마침, 그 지역, 시골마을에 사는 “Michel”(Georges Poujouly, 1940-2000)을 강가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고, 전형적인 시골의 대가족인 그의 집에서 한동안, 신세를 지게 된다. 대도시에 살다가 졸지에 전쟁고아 가 된 것 이다.
강아지를 파묻게 되면서 십자가를 처음 보고 좋아하는 “뽈레뜨”를 위해 미셸은 마을의 공동묘지에서 어른들 몰래, 열 개도 넘는 많은 십자가를 훔쳐온다. 그리고 방앗간에다 그들만의 장식용 무덤을 만들게 되는데, 이게 바로 어른들이 말하는 “금지된 장난”인 것이다. 한편, 없어진 십자가로 온 마을이 한바탕 시끄러워지고 난 후, 시간은 또다시 흘러, 뽈레뜨는 어느 날, 적십자사 직원의 손에 이끌려 다시 대도시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나 어른들보다 자기를 더 아껴준 “미셸”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더욱더 그 “미셸”을 안타깝게 부르는 끝 장면에서의 “뽈레뜨”의 모습을 보며 우리들의 마음은 또 다시 뭉클해지지만, 한편으로는 저 어린 여자애가 어쩌면 저렇게 자연스럽게 연기를 할 수 있는지 감탄하게 되고 도대체 저 금발의 귀여운 소녀는 누구지...?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게된다.
1946년생이니까 만6세가 채 안된 나이로 이 영화에 출연한 “Brigitte Fossey“(1946) 는 이 영화를 계기로 아역배우로서, 이후 두 편의 영화에 더 출연하게 된다. 그러다, 학교 공부 때문에 연기를 잠시 쉬게 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얻었던 “알랑 들롱“과 ”찰스 브론슨“의 ”아듀 라미“에서 성인역할 (“도미니끄” 역)을 맡으면서, 이후, 본격적인 영화배우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약70편에 가까운 영화와 TV극에 출연하고 있는데 근래에는 파리에서 TV 시리즈에 더 치중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번 상영이 된 “신 시네마 천국”(1989,감독 판)에서 Toto의 첫 사랑으로서, 재회하는 장면에서 나온 중년의 “Elena"로 그녀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도 많다.
(이제는 환갑을 바라보는 할머니가 되었으니 그녀자신이 이 영화의 깜찍한 그 연기를 직접 다시 볼 때 마다 참으로 세월의 빠름을 실감할 것 같다. 정말 어쩌면 그렇게 귀엽고 깜찍할 수가 있었는지.......“미셸, 미셸, 미셸,..."이라고 부르는 마지막 장면의 뽈레뜨의 모습은 그래서 언제나 우리들의 마음에 각인 되어 있다.
한번만 들어도 쉽게 외울 수가 있는 이 아름다운 멜로디의 기타 연주 주제곡은 평생에 단 3편의 영화음악만을 만든“Narciso Yepes“(1927-1997, 스페인)가 작곡하였는데 기타로 연주되어 자주 반복되는 이 메인 테마곡 외에는 영화에서 특별히 더 기억되는 Original Score는 별로 없는 것 같아 그만큼 이곡이 주는 느낌은 강렬하다고 하겠다.
클래식 기타 연주자인 그가 이곡을 직접 녹음하였음 은 당연한 일인데,이 리뷰의 서두에 한 달 만에 기타로 배우기 시작한 곡이라 말했지만 실제적으로 프로들이 연주하는 이곡을 가만히 들어보면 결코 그리 만만하고 쉬운 곡만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아무튼 기타로 연주된 (현존하는) 영화 음악 중 에서는 최고의 인기를 얻은 곡이 바로 이곡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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