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헬스조선 "치료 어린이 4년 새 4.6배 늘어" 성장판 빨리 닫혀… 아이 몸 변화에 관심 가져야
- ■너무 일찍 커버린 아이들
아이들이 너무 빨리 자라고 있다.
23일 발간되는 '월간 헬스조선'에 따르면 성조숙증으로 치료받는 어린이가 2005년 한해 동안 5274명으로 지난 2001년의 1158명보다 4.6배 늘었다. 이런 추세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성조숙증의 판단 기준은 여자 아이는 만 8세 이전에 유방이 발달하는 것이며, 남자 아이는 만 9세 이전에 고환의 커지는 것이다. 고환의 세로 길이가 2.5㎝이상 또는 용적이 4mL이상일 때 성조숙증으로 판단한다.
사춘기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에 따르면 여자 아이들의 평균 초경 나이가 약 40년 전엔 14.1세였으나, 최근에는 12.1세로 앞당겨졌다.
사춘기가 빨라지고 성조숙증까지 증가하면서 당혹스러워 하는 아이와 부모들의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딸을 둔 김모(39)씨도 얼마 전 곤혹스런 경험을 했다. 옷을 갈아입던 딸이 "찌찌가 아프다"며 눈물을 글썽인 것이다. 놀란 김씨가 아이의 가슴을 만져봤더니 조그맣게 젖멍울이 선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이는 "왜 나만 찌찌가 나와야 돼"하며 매일 울었다. 아이 엄마와 이모들이 "찌찌는 크면서 당연히 생기는 건데 성희가 빨리 커서 조금 일찍 생긴 것 뿐이야"고 설명했지만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는 여전하다. 요즘은 딸이 친구들보다 체격이 크고 가슴이 나온 것을 너무 민감해하는 것 같아 속옷을 두 개 껴 입히고, 소매가 짧은 옷을 입히지 않는다.
■키가 가장 큰 걱정
사춘기가 약간 빠른 것이 질병은 아니다. 하지만 성조숙증은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성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성조숙증이 있으면 처음에는 잘 자라는 것처럼 보인다. 사춘기가 빨리 나타나므로 '급성장'이 먼저 나타나 초기에는 또래 아이들보다 키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조숙증이 있으면 성장판이 빨리 닫혀 어른이 된 뒤의 최종 키는 작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는 "많은 부모들이 여자 아이들이 초경이 시작되면 키 성장이 중단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그렇지는 않다. 다만 초경이 나타나기 이전에는 키가 빨리 자라지만 초경이 시작되는 12~13세를 정점으로 키 성장 속도가 급격히 느려지며 대부분 2년 정도 이내에 성장이 마무리된다"고 말했다.
경기 부천의 김모(40)씨는 2년 전부터 정기적으로 병원에 다니면서 딸에게 '사춘기 억제제'주사를 맞게 하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딸 아이의 한쪽 유방에 젖멍울이 잡힌 것을 발견한 김씨는 사춘기가 빠르면 키가 안 큰다는 주변의 말에 깜짝 놀라 병원에 데려갔다. 검사 결과, 호르몬 수치나 뼈 나이 모두 정상이었다. 하지만 155㎝도 안 되는 키 때문에 평생 콤플렉스에 시달렸던 김씨는 딸의 키를 키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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