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픙경 엣세이

♡~ 달의 바다 / 정유찬

마니쏘리 2010. 5. 26. 15:49


 
 
 
 
 달의 바다 / 정유찬  


바다의 표면이 유리처럼 맑은 밤
달이 미끄러지며 항해를 한다

홀연히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달이 조각조각 부서졌다 싶은데
어느새 저 멀리 둥글게 떠있다
항구에 달빛이 비춘다
달이 모래 위를 스치고 바위를 쓰다듬는다
슬픔이 종말을 고하는 새벽이 오고
붉은 태양이 탄성을 지르며 깨어나기 전까지
노래하는 인어의 머릿결은 달빛에 반짝이며
황금색 물안개가 뭉실뭉실 피어날 테니
알 같은 달을 수시로 품는 바다는
밤마다 무수한 별을 낳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