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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신경쓰면 수백만원 이자 아낀다

마니쏘리 2010. 3. 29. 16:33
조금만 신경쓰면 수백만원 이자 아낀다
[한겨레신문] 2006년 11월 30일(목) 오전 11:38   가| 이메일| 프린트
[한겨레] 금리 하락기에 고정금리
원리금 상환 원금 덜 줄어

사례: 2천만원짜리 전셋집에 살던 김아무개씨는 4년 전 대출을 끼고 내집을 마련했다. 4년 전만 해도 담보 비중에 대한 규제가 까다롭지 않아, 6천만원짜리 빌라를 사면서 4500만원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부동산중개업소에서 은행 직원을 만나 20년 장기 원리금 상환 방식으로 대출계약을 맺었다. 금리가 어느 정도인지, 왜 원리금으로 갚는지에 대한서는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다. 그냥 내집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운 은행이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은행 직원에게는 말도 못 붙이고 시키는대로 서류에 서명만 했다.

김씨의 대출 조건은 7.5% 확정금리였다. 당시 담보대출은 변동금리로 5.7~6%대였다. 2002년에는 본격적인 저금리시대가 시작되기 직전이어서 금리가 조금씩 내리는 상황이었다. 굳이 확정금리로 대출을 받을 이유가 없었다. 상환 방식도 20년에 걸쳐 원리금으로 갚을 이유가 없다. 그는 현재 매월 36만원씩 상환하고 있다.

원리금 상환 방식은 초반 이자 상환 비중이 더 높다가 뒤로 갈수록 원금 상환 비중이 높아진다. 지금까지 이자만 많이 냈을 뿐, 갚은 원금은 4년동안 410만원도 안됐다.

만약 김씨가 원금 균등상환 방식으로 계약했다면 지금쯤 900만원을 갚고도 남는다. 더불어 변동금리였다면 매월 원리금 부담이 36만원이 아닌 32만원으로 떨어진다.(6% 예시) 4년간 200만원이 넘는 이자를 더 부담한 셈이 됐다. 대출 조건을 제대로 따지지 않은 탓에 이처럼 많은 돈이 새고 만 것이다.

매달 소득이 200만원도 안되는 서민의 처지에서는 한푼의 이자라도 더 줄여야 한다. 은행 직원이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면 소비자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안내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은행을 비롯한 많은 금융회사들은 서민들 입장에 서기보다는 실적 올리기에 여념이 없다. 이렇다 보니 서민 살림살이에 희망을 주기는 커녕 주름살만 더 지우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김씨는 은행에서 빌린 돈 외에도 보험사에서도 약관 대출을 받아쓴다. 보험료로 월 소득의 25%인 50만원씩 불입하면서 약관대출 이자도 8%나 부담한다. 김씨는 지금 여기저기서 줄줄이 돈이 새고 있는 셈이다.

<한겨레>가 ‘금융소비자 주권 찾기 캠페인’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김씨 같은 피해 사례는 서민들 사이에서 일반적인 현상인 듯하다.

조사 결과를 보면, ‘예금 상품을 선택하는 것처럼 대출 상품도 고객이 적절한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느냐’는 질문에 대해 ‘모르겠다’고 답한 경우가 47%에 이른다. 대출 상품을 스스로 선택해 본 경험이 없는 탓이다. ‘금융회사 직원들이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고 답한 응답자는 9%에 불과했다.

결과적으로 대출이 필요해 은행을 찾는 서민들은 대부분 은행 직원이 권하는 대로 서명만 할 뿐, 대출 조건이 자신에게 유리한지 전혀 따지지 않는 것이다. 김씨가 만일 대출 조건을 철저히 따졌다면 4년간 원금은 500만원을 더 갚고 이자 부담도 200만원 이상 줄일 수 있었다. 대출 조건을 따지지 않고 서명만 하면 안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금융회사에서 대출해 주면서 계약서 사본을 제대로 건네주지 않는 경우도 허다했다.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을 때 자신이 받아야 할 관련 서류 사본을 ‘받았다’(40%)는 응답보다 ‘받지 못했다’(60%)가 더 많았다. 김씨 역시 4년이 지나도록 자신의 대출 조건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했다.

응답자 83%는 ‘대출이 금융회사의 주요 수익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금융회사는 조건없이 베풀어 주는 데가 아니다. 대출이 가능한 것은 이미 조건이 충족됐기 때문이다. 김씨가 돈을 빌렸기에 은행 직원은 영업 실적을 올렸다.

이번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31%가 ‘금융회사로부터 대출받을 때 꺽기 경험을 당했다’고 밝혔다. 또 58%는 ‘은행을 이용하면서 막연하게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걱정까지 했다. 금융회사들이 장사를 하면서 서비스를 제공한 게 아니라 고객 위에 군림해 왔다고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김씨 같은 억울한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이제 금융소비자들이 대출 조건 결정 과정에서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이 무엇인지를 따지고, 금융회사에 당당하게 설계를 의뢰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바로 금융소비자 주권 찾기의 핵심이다.

정리/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도움말 주신 분㈜희망재무설계 이규빈 대표, 제윤경 교육본부장, 이성호 컨설턴트, 이천 컨설팅매니저
금융교육 및 재무설계 교육 신청:080-070-2725

상환조건 꼼꼼히 따져봐야
금리할일 당당하게 요구

한 푼의 돈이 아쉬운 서민들이 신용도가 낮기 때문에 더 많은 이자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단순히 대출 상품을 잘못 선택한 탓에 돈이 새나가는 불이익을 당한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상환 조건이나 이자 구조를 꼼꼼히 따져 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대출은 금융상품이다.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대출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우대금리 조건은 웬만한 자산가가 아니면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결국 조금이라도 이자를 줄이려면 조금은 뻔뻔해져야 한다.

매달 이자가 부담스러우니 깎아달라고 조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금융회사 대출 담당자의 재량에 따라 0.25~0.5%포인트 깎아주는 경우는 흔한 일이기 때문이다.

상환 방식을 따지는 것은 특히 중요하다. 금융 비용을 조금이라도 아끼려면 일반적으로 원금 균등상환 방식이 좋다. 다만 부채 규모가 크고 중간에 목돈을 만들어 갚을 수 있다면 원리금 상환 방식을 선택해도 좋다.

금융회사들은 대체로 상환 방식에 관해 소비자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다. 금융회사 처지에서는 원리금 상환 방식이 이자를 가장 많이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환 방식에 대해 따진 뒤 반드시 설계서를 받아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금융소비자들은 대출 과정에서 주눅들 필요는 없다. 그저 궁금한 점들을 많이 질문하면 된다. 대출을 받을 때 꼭 해야 말 질문 10가지를 꼽아 보면 다음과 같다.

대출받을 때 꼭 해야 할 질문 10가지
1. 대출 우대금리 받으려면 어떻게 하나요?
2. 담보가 있는데 금리를 할인해 줄 수는 없나요?
3. 처음 금리가 계속 적용되나요?
4. 변동금리로 가입하면 나중에 금리가 많이 올라가지 않나요?
5. 어떤 상환 방식으로 갚아나가게 되나요?
6. 이 상환 방식이 구체적으로 뭐가 유리한가요?
7. 더 유리한 상환 방식은 없나요?
8. 중간에 상환 방법을 바꿀 수 있나요?
9. 중간에 원금을 갚을 때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10. 대출 계약서 사본 1부를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나요?
제윤경 (주)희망재무설계 교육본부장 jykkto@hanmail.net


대출상환방식 4가지
원금 균등상환
이자 부담 적어

대출금 상환 방식에는 ‘원리금 균등분할 상환’과 ‘원금 균등분할 상환’, ‘만기 일시 상환’, ‘거치 후 상환’ 등의 4가지가 있다.

원리금 균등분할 상환은 정해진 대출 기간 동안 원금과 이자를 합쳐서 매달 같은 금액으로 갚아 나가는 것이다. 가령 1억원을 금리 6%로 대출받았다고 치면, 20년간 매달 동일하게 71만6431원을 부담해야 한다. 이 방식은 초기 자금 압박을 줄일 수 있는 반면, 총 이자 부담액이 커지고 원금 상환이 더딘 단점이 있다.

원금 균등분할 상환은 매달 원금 상환액을 동일하게 해, 이자 부담이 점점 줄어든다. 초기에 비교적 많은 금액을 갚아야 하지만, 원금 상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갈수록 월 부담 금액이 줄어든다. 역시 1억원을 같은 조건으로 대출받았다고 할 때, 첫달에는 총 91만6667원을 부담하지만, 10년 뒤에는 매달 66만8750원씩 갚으면 된다. 대출이 종결되는 마지막 달에는 41만8670원까지 내려간다. 이 방식은 원금 상환이 빨리 이뤄져 총 이자 부담금액이 가장 적지만, 거꾸로 초기 부담액이 크다는 게 단점이다.

만기 일시 상환은 원금을 상환하지 않고 이자만 부담하다가 만기 시점에 원금 전액을 갚는 것이다. 같은 조건으로 1억원을 대출받을 경우 매달 50만원의 이자만 부담하다가, 20년 뒤 만기 때 1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월 부담 금액이 상대적으로 적긴 하지만, 이자 부담액이 너무 높아 담보대출에는 알맞지 않다. 원금 상환을 위한 금액을 별도로 준비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거치 후 상환은 만기 일시 상환과 균등분할 상환을 결합한 형태다. 일정 기간 이자만 부담하다가 약정한 시점부터 원리금 균등 또는 원금 균등 상환을 하는 방식이다.

이천/㈜희망재무설계 컨설팅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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