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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에 대한 몇 가지 것들..
라오스? 라오스가 어디지? 아시아인가?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라오스에 대해 얼핏 들어보거나 아니면 처음 듣는...나라이름인지 사람이름인지도 분간이 안될 것이다. 여기서는 가장 기본적인 몇 가지를 얘기해 보자.
먼저 면적은 우리나라 남북한 합친 것보다 조금 크다. 그런데 인구는 오백만이 조금 넘으니...세계적으로도 인구밀도가 낮은 나라 중에 하나이다. 국토는 중국,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에 둘러쌓여 있어 바다가 없다. 동남아의 대표적인 아열대 기후로 이들 중 절대 다수는 바다도 아님 하늘에서 내리는 눈도 한 번 보지 못했을 것이다.
또 국민소득은 어떠한가? 세계에서 손꼽히는 빈민국에다 국가도 작으니 볼펜하나 제대로 만드는 공장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왜 수 많은 배낭객들로 넘쳐 나고 있는가? 아마도 다들 그 순박한 미소를 보기 위해 올 것이다. 이미 오래전에 우리가 잃어 버렸던..그 삶의 향기를 보기 위하여..... |
나의 첫번째 목적지는 무앙씽이다. 라오스의 서북부에 위치한 무앙씽은 고산족을 쉽게 볼 수 있는 마을이다. 고산족이란 주변의 산악지대에 사는 소수부족으로 현재까지 문명과 단절된 그들만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 곳 무앙씽은 그들이 필요한 물건들을 구입하기 위해 종종 내려오는 문명과의 교차점 정도가 될 것이다.
라오스 국경을 넘자 풍경은 일순간에 모두 바뀌게 된다. 이 곳 무앙씽 까지는 제대로 된 버스조차 보기 힘들어 다 들 트럭을 타고 이동해야 한다. 트럭의 짐칸을 개조해 지붕을 만들고 좌석을 만든 이 교통수단은 출발시간이 정해져 있기 보다는 사람이 어느정도 차야 출발을 한다. 뭔 짐이 그리 많은지 지붕에 잔뜩 짐을 올린 다음에야 트럭은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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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보면 고난한 삶이지만 그들에게선 쉽게 웃음이 피는데...이것이 라오스의 첫 번째 풍경이다.
우리일행을 위해선지...트럭에선 오래된 팝송이 흘러나온다. 덩달아 신이난 우리도 흥얼거리며 흙먼지를 잔뜩 내 뿜으며 출발을 한다.
<사진 좌> 무앙씽의 버스 터미널 풍경 라오스의 대표적인 교통 수단. 2-3시간의 이동은 대부분 이와 같은 트럭에 의존해야 한다. |
중국의 쿤밍에서 부터 외국인 세 명과 함께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경을 넘자마자 이들은 가이드 북 조차 없는지 어디를 가면 좋겠냐고 물어와 쉽게 우리와 일정을 같이했다. 숙소를 잡자 몰려오는 피로도 풀겸 맥주를 제안했고 밤이 늦도록 술자리는 계속 이어졌고 그 만큼 테이블 위의 맥주병은 쌓여갔으며 웃음소리는 더욱더 커져간다.
폴이라는 사람은 한국에 1년간 영어 강사로 있었던 경험이 있어 어눌하지만 곧잘 한국어를 해 우리를 놀라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다 지갑속에 어린 소녀와 찍은 사진을 조용히 보여주면서 가장 좋아했던 조카이며 얼마전에 무슨 증후군에 걸려 사망을 했다고 하는것이...또 그 만큼의 사연이 있는 것 같다.
또 한 명의 덩치가 큰 친구인 그랜은 지갑속에 달랑 50불만 가지고 중국에 들어와 일을 하기 시작했고...또 올 봄에는 상해에서 몽고를 거쳐 아프가니스탄까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횡단을 할 것이라고 얘기한다. 처음에는 술자리의 농담인 줄 알았는데...자기 전공이 마케팅이라고 하면서 벌써 협찬까지 준비해 놓고 있었다. 잘 하면 기네스북에도 오를 수 있다며 몇 달간 인라인을 계속 연습중 이라고 한다.
얼마나 걸리냐고 물었더니...3900km이며 매일 50km를 달리면 세 달이면 도착할 수 있을 거라 한다.
 여행중에 여행자와의 술자리는 이렇게 이어지고 만다. 몇 가지 정보를 주고 받다가 금새 친해서 여행을 얘기하고 ...또 자신들의 꿈을 얘기한다. 때론 황당하기도 하지만 또 그래서 더욱 매력적인 꿈 같은 이야기들 말이다.
자리는 무르익어 가고 또 그만큼 취하고...또 그 만큼 목젓이 보이도록 웃어댄다.
무앙씽의 시장 풍경 라오스에는 번듯한 슈퍼마켓하나 없으니 시장은 그들에게 있어 삶의 필수이다. 직접 재배한 몇가지 나물을 팔고 그 돈으로 다시 생활에 필요한 뭔가로 사가지고 가는 사람들로 항상 북적인다. 오늘은 벌이가 괜찮은지 라오스 밀주 몇 잔에 눈이 풀린 사람.. 엄마따라 시장에 나온 아이들...버스비를 깍느라고 목청을 돋는 아줌마...한 그릇의 국수를 말아 여러명이 먹기도 하고..여기가 시장인지 동물원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악어도 팔고, 박쥐도 팔고, 오소리에 다람쥐까지 있다.
 <사진> 시장 풍경, 라오스 국민의 80%가 농업에 종사한다고 하니 그들의 주 소득은 땅과 산 그리고 강에서 얻어진다.
 고추값을 흥정하고 있다. 고추와 약간의 양념을 버물어 이것을 국수에도 얹어 말고 밥에도 뿌려 먹는다.
 엄마따라 시장에 나온 아이 치맛자락을 움켜잡고 앉아 한 참을 쳐다본다.
 오늘은 벌이가 안 좋은가 보다.
 무앙씽에서는 이처럼 고산족을 흔히 볼 수 있다.
 TV에 넋을 놓고 있는 고산족.. 무슨 프로를 보고 있을까? 태국의 샴푸광고?......요란한 인도의 뮤직비디오?... 아니면 헐리우드의 SF액션일지도.....
 식당안의 TV를 보는 아이들...저 선을 넘으면 주인한테 내 쳐질 것 같은데.... 라오스에는 자국 방송이 거의 없어 대부분은 태국방송이던가...유선으로 인도영화나 중국무협영화 그리고 또 헐리우드 영화도 자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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