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꽃
미나리아재비과 바람꽃속
온대와 한대 지방에 약 100종,
우리나라에는 약 12종이 분포되어 있는 다년초임.
사진에는 꿩의바람꽃, 변산바람꽃, 만주바람꽃 임
(그림은 꿩의바람꽃/이선희님의 색연필화 畵)
꿩의바람꽃 / 이근구
삼복은 싫다 하며 피정 떠난 그 사람 겨울날 문풍지 울면 그대인가 조린가슴 잔설이 녹기도 전에 바람처럼 오소서
이슬로 사라졌나 모정(慕情)사뤄 비낀 세월 행여 그 님 만날까 산심(山心)좇아 오른 북대 눈부신 백옥의 웃음으로 반겨 맞는 그 사람
변산바람꽃/ 이수인
생목숨 떨어지는 것도 모르고 꽃가지를 흔들었던 스무 살 시절 바람에도 지는 꽃 흔들어 꽃잎을 떨구었네 떨어진 꽃잎은 뒹굴다 다시 짓밟히고
그 원혼이 꽃으로 환생한 것일까? 옥색 비단 치마 한 자락 부여잡고 휘휘 감돌며 살풀이춤을 춘다 도도한 산봉우리 깎아지른 절벽의 해송 한 그루 사모한다
꽃으로 태어난 몸 그 누구의 눈길이 싫겠냐마는 나 오직 한사람의 손길만이 내 뺨을 스치기를 구처 골짜기 떠돌다 사모하던 바람만이 내 품에 잠들기를
그러다 혹여 생목숨 끊을 만큼 슬픈 사연 하나 가진 사람 만나거든 그를 위해 기꺼이 꽃이 되리라 바람 맞은 자를 위해 바람으로 울어주는 바람꽃이여!
너도바람꽃에게 / 예사랑
밤새 폭설이 쏟아지던 이른 새벽꿈 어귀에서 말없이 뒤채이며 흐르던 강물 꽝꽝나무숲을 지난다. 무일(無逸)의 산길은 마파람 멈추는 끄트머리에 잠들고 호랑가시나무, 화살나무, 생강나무 그 친근한 잎새들 몇 장 사이로 한 마리 골락새 아직 남은 온기로 온 몸을 비비고 나는 신열(身熱)을 앓고 있다.
너도 바람꽃, 아니 나도 눈꽃 몇 송이 숲 바람꽃 이제는 피우리라. 연기처럼 잠긴 묵상의 시간과 마른 풀잎위에 쓰러진 외지(外地)의 고달픔은 버려진 농가(農家) 뒷 켠 쇠스랑 스치는 날 세운 바람소리에 흔들리고 비녀 골풀들도 흔들리고 있는데 너도 나도 바람꽃, 홀로 이 산야의 엄동설한 참고 견디리라.
바람꽃/ 김세실
꽃이라 부르지 않아도 좋아 내 모습 아무도 볼 수 없을 테니까
아름답다고 말하지 않아도 좋아 아무도 나에게
얘기하지 않으니까
그러나 그대는 알고 있지 내 마음 그대 따라 출렁이는 것을
그대 그리워 가는 곳마다 꽃으로 눈물로 뿌려지는 것을
그대 사랑해 가는 곳마다 애타는 가슴으로 타오르는 것을.
바람꽃/김도화
바람이 지나가도
꽃들은 모두 낙엽은 아니었는데
사랑이 지나가는 자리는
온통 눈물이다.
채 피어 보지도 못한
그 아름다운 꽃은
어느 사진작가의 필름속에서
기억될 수 있을까.
흩어지는 모든 것이 나의 것이 되질 못한다
모두가 내가 가질 수 없는 바람꽃이다.
서둘러 오던 봄이 갑자기 한숨을 돌리려는 듯
3월 한파가 찾아와 남녁의 성급한 봄꽃들의
고개를 외로 꼬게 하고 있습니다.
바람꽃은 아름다운 꽃입니다. 사람들은 이 꽃을 아주 좋아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꽃을 꺾으면 꽃은 아픕니다. 꽃이 아프면 우리 인간도 결국은 아프게 됩니다. 들꽃은 자연 속에서 있는 그대로 사랑해야 합니다. 나홀로 사랑보다는 더불어 사랑이 세상을 한층
살맛나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초록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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