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쏘리 2010. 6. 26. 17:11

 
경북 청송군에 자리잡고 있는 주왕산은 사계절 언제나 찾아도 좋은 산이다. 산도 산이지만 청송가는 길 풍경은 감동적일 만큼 아름답다. 청송은 봄과 가을이 가장 좋다. 가장 멋진 길은 914번 지방도로다. 남안동 IC로 빠져 의성, 청송을 지나 영덕까지 이어지는 도로다. 의성군 점곡면에서는 훼손되지 않은 조선 중기의 기와집 ‘만취당’과 500여 그루의 나무를 볼 수 있으며 우리나라 최대의 과수원 길도 만날 수 있다.

조선팔경의 하나로 꼽히는 주왕산은 설악산, 월출산과 함께 3대 암산에 속한다. 높이는 721m에 불과하지만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빼어난 경치를 품어낸다. 병풍을 두른 기암과 폭포가 절경을 이루며 봄에는 골짜기 곳곳에서 주왕산의 대표적인 명물 가운데 하나인 수달래라고 부르는 산철쭉이 아름답고, 여름에는 피서지로 좋은 곳이다. 또한 가을의 단풍은 멋스럽다. 주왕산은 보기에는 기암과 절벽으로 둘러싸여 험난해 보이지만 막상 오르고 나면 그런 생각이 사라진다. 등산로도 비교적 잘 닦여져 있어 가족을 동반한 가벼운 등산코스로도 알맞다.

전설을 간직한 주왕산. 당나라 때 진나라 왕손인 주도가 진의 회복을 꾀하다 당나라 군사에 쫓겨 이곳으로 숨어들었다가 비운의 죽음을 맞았다. 주왕의 전설이 깃든 산이라 해서 그때부터 주왕산이라 불렸다고 한다. 현재 주왕산에는 주도와 관련된 명소들이 곳곳에 있어 전설을 더욱 실감케 한다. 주도의 명복을 빌기 위해 지었다는 주왕암, 주도가 신라의 마일성 장군에 대항하기 위해 쌓았다는 자하성, 주도의 아들인 대전도군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대전사, 주도의 딸인 백련낭자의 이름을 따서 지은 암자인 백련암, 주도와 끝까지 생사를 같이했던 군사들의 갑옷과 무기를 숨겨 두었던 곳이라는 무장굴, 그리고 주도가 마지막까지 숨어서 살았다는 주왕굴 등이 그 대표적인 명소들이다.
 
주왕산 산행의 출발점은 천년고찰 대전사. 주왕산의 가장 일반적인 등산 코스로 매표소에서 대전사, 제1폭포, 제3폭포를 지나 호젓한 산길을 따라 내원동까지 가는 것이다.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기암괴석들로 제 1폭포를 지날 때면 스릴이 느껴진다. 매표소에서 내원동까지는 느린 걸음으로 약 1시간 30분 소요. 이곳을 지나면서 기암, 주왕암이 나오고, 무장굴을 볼 수 있다. 신라 왕족인 김주원이 왕위 쟁탈전에서 밀려나 궁궐을 지었다는 급수대, 학이 노닐었다는 학소대의 경관에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주왕산의 내원마을은 주왕산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마을이다. 옛사람의 삶의 방식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마을에는 아직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호롱불로 어둠을 밝힌다. 밭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분들의 모습 속에서 도시생활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내원마을은 제3폭포에서 1.2Km쯤 떨어져 있으며 호젓한 산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 20분 정도 걸린다.

내원동까지 갔다가 매표소로 돌아올 때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주왕산의 감춰진 비경을 제대로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 왕거암(해발 910m)과 제2폭포를 거치는 코스. 내원동에서 왕거암까지 오르는 약 1.5km 남짓한 가파른 코스만 통과하면, 주왕산의 깊은 매력을 감상할 수 있다.

주왕산의 북서쪽 산기슭에는 "달기약수탕"이라 불리는 독특한 약수터가 여러 개 자리잡고 있다. 1800년대 중엽에 처음 발견된 이후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유명한 약수터다. 약수의 맛은 사이다처럼 톡 쏘는 맛이며 위장병을 비롯해서 신경통, 만성부인병, 빈혈 등의 치료에 특히 효험이 있다고 한다. 또 약수로 밥을 지으면 녹황색을 띠는 찰밥이 된다. 가장 물맛이 좋다는 하탕을 기점으로 중탕, 상탕, 신탕, 성지탕 등이 모두 반경 1km 이내에 자리잡고 있다. 약수물을 이용해서 끓이는 황기백숙은 주왕산의 대표적인 별미이기도 하다.

주왕산의 숨겨진 비경으로는 내주왕 골짜기에 자리 잡고 있는 주산지를 꼽을 수 있다. 이곳은 조금 특별한 저수지다. 호수 속에서 산과 하늘, 나무가 하나로 어울리는 곳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에 계곡을 막아서 축조한 인공 저수지로 태고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이른 아침에 수면 위로 피어 오르는 물안개와 해질 무렵의 고즈넉한 호반의 정취가 단연 압권이다. 주산지가 유명한 것은 빼어난 경치에 한 몫을 하는 노거수 때문이다. 호수 속에 수령 150년 정도로 추정되는 능수버들과 왕버들 10여 그루가 뿌리를 내린 채 수면 위로 얼굴을 내밀고 있어 신비스러움을 더하고 있다. 가장 아름다운 주산지의 모습을 보려면 봄가을의 바람 없는 날 새벽에 찾는다. 특히 물안개가 피어 오르는 날이면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답다. 주산지는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오색찬란한 단풍을 주왕산에서 만끽하고, 자연 그대로인 오지 마을에서 순수함을 느끼며 산과 하늘 나무가 어우러진 주산지 호수 속에 자신을 비추며 가을에 흠뻑 젖어보자.

 
[찾아가는 길]

- 자가용
▲ 중앙고속도로 - (남안동IC) - 35번 국도 의성 방향 - 단촌 - 914 지방도로 - 청송 - 하의(주왕산) - 부동(이전리) - 주산지
* 청송에서 주왕산 입구까지는 자동차로 약 15분, 달기약수탕까지는 약 10분이 소요된다.
- 대중교통
▲버스 동서울터미널에서 청송까지 1일 5회 운행. 5시간 20분 소요. 청송읍에서 주왕산까지 국내 버스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20분 간격으로 운행. 주산지까지는 1일 3회(07:00, 12:40, 17:25) 운행한다.
▲기차 청량리역에서 안동까지 열차 수시 운행. 안동버스터미널에서 청송행 또는 주왕산행 직행버스 이용.

[맛집]
부산식당(054-873-2078) – 달기 약백수(닭백숙)로 유명한 집. 달기 약수를 붓고 푹 고아 낸 약백수의 국물이 진하고, 쫀득쫀득한 고기 맛이 일품이다.
수달래식당(054-873-3052) – 주왕산의 무공해 산채로 만든 산채요리 전문점.

[참고 사이트]
주왕산 국립공원 http://www.knps.or.kr/chuwang/

 
출처 : http://www.tourholic.com/themestory/view?pagid=17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