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눈내린 산을 올라간다는것은
매우 힘들고 어려워서 결코 쉬운일은 아니지만
그러나 일부러 만나러 간다해도 쉽게 만날수 없는 것이 또한 눈 덮힌 雪景이다.
얼마전 모 일간지에 하이힐 신고도 올라갈수 있는 산을 소개하면서
케이블-카나 곤돌라를 타고 정상까지 갈수 있는 산들을 제시하였는데
그중 하나가 대둔산(大屯山)이었다.
충남 금산군 진산면(珍山面), 논산시 벌곡면(伐谷面)과 전북 완주군 운주면(雲洲面) 경계에 있는 산.
해발 878m의 마천대를 정상으로, 수많은 기암괴석과 수목이 어우러져 경관이 뛰어나며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연결하는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구름다리(수직계단)으로 유명한 산이다.
단풍철이나 평상시에도 주말에는 케이블-카를 타기조차 힘들다하여 평일에 찾아 보았다.
충청, 전라도 지역에 눈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며칠이 지난 1월 중순....
케이블카를 타려면 전북 완주군쪽에서 올라가야 하기에
서울을 출발,경부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대전-진주간 고속도로로 접어들어 첫 I.C.인 '추부'로 내려서서
17번국도(대전-전주간 도로)를 타고가면서 복수, 진산을 지나니 '배티재(梨峙)'가 나타난다.
충청남도와 전라북도의 경계선이자 임진왜란때 전적지로 유명한 곳이다.
서울서부터 내달린 길이 피곤하여 잠시 숨을 돌리고자하니 눈앞을 가로막는 풍경 하나...
바로 대둔산(大屯山)이다.
비록 원경(遠景)이기는 하나 감탄사가 절로 나올정도로 우람하고 씩씩한 기상으로 우뚝 선 모습이다.
<배티재에서 바라본 대둔산 전경.....겨울산이지만 싱싱하고 우뚝해보인다.>

이치전적지(梨峙戰跡地)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에 전라도절제사 권율의 독전하에 동북현감 황진등이 왜적을 격파한곳이다
왜군들은 금산에서 웅치방어선을 뚫고 전주를 치려고 했으나 이를 잘 막아냄으로써 전주를 구하였으니
한산대첩, 행주대첩과 함께 임진란의 3대첩으로 꼽기도 한다고 씌여있다.
그런데 재미있는것은 충남 금산군과 전북 완주군이 각각 고갯마루와 아랫쪽에 별도의 전적지를 꾸며놓았다.
<충남 금산군에서 배티재 아래 꾸며놓은 '이치대첩지'... 碑와 사당이 세워져 있다.>


<전북 완주군이 고갯마루에 세운 '이치전적비'....옛것과 새것이 섞여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케이블-카를 타러 가니
예전에 입장료를 받던 출입구는 폐쇄되었고 (무료입장) 케이블-카 승차장은 한산했다.
그래도 겨울산행을 나선 사람들이 제법 모여서 케이블-카 운행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평일에는 정시/20분/40분에 운행을 한다는 케이블-카 안내판과 1시 정각에 출발한다는 육성을 믿고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더니 그새 케이블-카는 출발하고 없었다.
어찌 된 일이냐고 따져물었더니 케이블-카는 다시 온다는 퉁명스런 대답이다. ㅊ암나~
<케이블-카는 성인 50명이 탑승하여 927m 거리를 6분만에 오르내리고 있었다.>

<케이블-카 왼쪽으로 보이는 기암들... 삼선바위를 포함 힘찬 기상이 늠름하다>

<오른쪽으로는 바위 하나 우뚝하고... 완만한 능선을 따라 잔설이 완연하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구름다리로 이어진다>

<1985년에 세워진 구름다리는 길이 50m, 높이는 80m가 넘는다. 약간씩 흔들린다.>

구름다리를 건너면 수직으로 올라가는 삼선계단이 나온다.
구름다리보다 더 공포스러운 계단을 어떻게 여기에 설치할 생각을 했는지?
롤러코스터 레일퀘도를 맨손으로 오르는 기분이 든다.
물론 심장이 약한(?) 사람은 케이블-카를 내린후 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을 거치지 않고 올라갈 수 있다.
<앞에 보이는 것은 삼선계단.... 그 위로는 대둔산의 정상인 마천대 기념비가 보인다>

<삼선계단은 정말이지 만만치 않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



<계단을 올라와서 내려다 본 모습... 좀전에 건너온 구름다리가 까마득해보인다>

구름다리를 건너고... 삼선계단을 수직으로 올라..... 이제 정상이 눈 앞이다.
산마루에 세워진 기념탑이 햇빛을 받아 흰색으로 반짝이는데
그동안 보이지 않던 눈(雪)이 정상부근에는 그대로 남아있어 매우 미끄러웠다.
준비해간 아이젠을 착용하고도 어렵게 접근할수 있었다.
<대둔산의 정상인 마천대... 기념비가 하얗게 보인다>

<정상에는 나뭇가지에 상고대가 형성되어 있었다... 눈도 녹지 않아서 미끄럽고 위험하다>



<정상 기념탑.....다른 산은 표지석을 세우는데 이곳은 개척탑을 세웠다.>

대둔산은 충남과 전북에 걸쳐있는 명산이면서 역사에 기록된 비운의 현장이기도 한바
100여년전 동학혁명때 전봉준등이 체포된후 나머지 지도자급들이 이곳으로 피신하여 3개월 넘게 항전하다가
최후를 맞아 전원이 장열히 순국한곳으로 주민들은 '민족의 성지'로 지정해줄것을 요구하고 있다.
겨울산행으로 찾아 간 대둔산...
한듬산이라고도 불리웠던 대둔산은 중턱까지는 눈이 남아 있지 않았지만
정상부근에는 눈이 남아 있고 상고대가 형성되어 있어서 아쉽지만 겨울산행을 느낄 수 있었다.
<펌> : 김신묵의 해피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