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이 흐르는 영화 - Shine

이 영화는 호주의 뛰어난 재능을 가진 피아니스트의 생애를 다룬 영화이다. 관객들의 기호에 맞는 스타를 발굴하기 위해 고심하던 제작자나 매니지먼트 기업들은 '신'이라는 구경거리를 만들어 관객들을 충족시키고 있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들은 약간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후천적으로 만들어진 천재의 이야기를 찾아냈다. 바로 이 영화의 주인공인 헬프갓이다.
그의 일생에 관한 과장되었을지 모르는 영화 줄거리 덕분에 헬프갓은 하루아침에 유명해졌고, 우리 나라에서도 음반 판매량이 상당해진 인기인이 되었다. 이런 허리우드식 상술이 찜찜하기는 하지만 관객들로 하여금 한 눈 팔지 못하게 하는 매력은 무시할 수 없다. 사회적 가치를 향한 불만을 해소할 방법을 찾지 못해 갈등하는 데이빗의 고뇌는 반감되어 버리고 마는 아쉬움을 남긴다.
헬프갓과 같은 예술가, 병든 이는 우리 사회에 아무런 필요가 없는 존재이다. 하지만 그의 인생, 그의 아픔은 적자생존이라는 비정한 현대 사회의 원칙에 대해 엄숙한 경고를 하고 있다. 그러기에 그는 아버지의 포옹을 애타게 바라는 자신의 모습처럼 따스한 사랑에 굶주려 있는 우리 사회의 병을 알려주는 의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또한 그의 삶을 접하게 되는 우리에겐 치유자인 것이다.
나약한 사람, 병든 사람은 그 사회의 병을 가장 먼저 느끼는 사람들이다. 그러기에 그들은 병들어 가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예언자이다. 지금 아파하고 있다면 '아픔이 없으면 세상엔 진실한 평화 없어라'라는 비발디의 메시지를 기억하자.
오딧푸스 콤플렉스(Oedipus complex)와 殺父(살부)욕망은 인류 문명사에 중요한 모티브였다. 스코트 힉스 감독의 영화 <샤인>은 이러한 살부욕망의 변주된, 이미 우리들에게 익숙할 대로 익숙해진 이미지의 패러디로 읽혀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의 '아버지'는 기존의 질서, 제도, 종교, 가치규범의 상징으로 나타난다.
감독 : Scott Hicks Geoffrey Rush Justin Braine Lynn Redgrave Noah Taylor Armin Mueller Stahl
1946년 데이빗 헬프갓(David Helfgott)은 호주의 멜버른에서 태어났다. 데이빗의 아버지 피터 헬프갓은 독선적이며 엄격하다. 그는 아들을 피아니스트로 대성시키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 하지만 피터가 데이빗을 피아니스트로 성공시키려고 하는 데는 피터 자신의 꿈이 피터의 아버지로 인해 좌절되었다는 보상 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아버지만 없었다면' 그는 지금쯤 바이올리니스트로 명성을 얻었을 것이다. 이런 아버지에게 맺힌 원한은 아들 데이빗에게 또 다른 형식으로 '아버지' 강박 관념을 심어준다. 피터는 자신에게 무관심했던 아버지의 환영에 시달렸고, 데이빗을 대성시키는 것은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전이된 욕망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그런 아집이 데이빗의 전도 양양한 앞길에 장애물이 된다는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왕립음악원에서 데이빗은 라흐마니노프 앞에서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는 라흐마니노프(S. Rachmaninoff)의 <피아노 협주곡 3번(Piano concerto No. 3, Op.30)>을 실연하여 기립 박수까지 받았다는 외팔이 교수 세실 팍스에게 '천재의 광기'를 인정 받아 사사 받을 수 있는 영광을 누린다.
쇼팽(F. Chopin)의 피아노곡으로는 폴로네이즈(The Polonaise, Op. 53), 전주곡 15번(Prelude No. 15, Op. 28)
슈만(R. schumann)의 어린이 정경(Scenes from childhood)중 '너무도 진지하게(Almost too serious)'
리스트(F. Listz)의 피아노 곡으로는 헝가리 광시곡 2번(Hungarian Rhapsody No. 2), 라 캄파넬라(La Campanella)와 탄식(Sospiro)
림스키 코르사코프(Rimsky Korsakov)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소품들을 들을 수 있다. 그리고 데이빗 헬프갓의 해석을 재현하고, 오리지널 악보를 만드는 데에는 작곡가이자 음악감독이었던 데이빗 허쉬펠더의 역할이 매우 컸으며, 그의 곡들도 적재 적소에 삽입되어 또 다른 감동을 준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