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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 diary |
위스키 아무리 화나고 속상한 일이 있어도 가라오케에 데려가서 폭탄주 타주고 춤추며 노래하게 해주면 금세 풀어지는 나. J&B zet와 잘 익은 포도, 카나페와 함께 신나게 모텔로 향했다. 마지막 세 번째 잔을 마시지 말았어야 했는지도 모르겠다. 침대에 누워 키스를 나누며 페니스를 감싸쥐었다. 80% 정도의 발기 상태. 곧바로 오럴을 시작했는데 30초도 안 되어 100% 발기다. 하지만 100% 발기 상태의 페니스가 몸 안에 들어오는 순간, 그 찰나의 짜릿함이 평소보다 확실히 덜했다. 이미 술기운이 온몸을 감싸서 감각이 무뎌지고 만 것. 젠장, 하반신 마비됐나. 몸짓만 과장될 뿐 쉽게 시작된 흥분은 클라이맥스에 이르지 못하고 계속 그 상태를 맴돌았으니. 강직도나 발기 지속 시간, 모든 것은 술기운이 약간 돈 다른 때와 다름없었다. 문제는 그가 아니라 나였다. 결국 나는 완전한 오르가슴에 이르지 못했고 한껏 부풀어졌으나 속은 허한 공갈빵 같은 나의 반응에 그 또한 만족도가 떨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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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애주가 커플이지만 섹스를 위한 밤엔 절대로 과음을 하지 않는 철칙 또한 있다. 하지만 이 맥주라는 것이 순간 뻑~ 하고 암전돼버리는 것이 아니라 은근히 달아오르는 새색시 같은 종목 아니던가. 살짝 신체에 변화가 올 정도의 취기를 맥주로 느끼기 시작했을 땐 이미 발그레한 두 볼과 함께 불룩해진 아랫배를 감당해야 했다. 사실 우리 사이에 똥배 정도 애교고 트림이야 선수들끼리 알아서 소프트한 키스로 조절하면서 초민망한 상황을 안 만들면 그만인데, 얄미운 방해꾼이 등장했으니. 다름 아닌 요의! 그리고 트림! 삽입 섹스를 시작하고 피스톤 운동에 리듬을 타기 시작하자마자 분위기를 확 깨게 됐다. 쌀 것 같은 이 느낌은 흥분 시 느껴지는 사정감인지 요의인지 분간이 안 가잖아. “엉엉. 자기야 나 쌀 것 같애~” 삼류 에로 비디오 대사 같은 소리를 해야 했지만 이부자리에 소변을 볼 수는 없는 법. 집중도 못하고 결국 중간에 화장실로 도망치는 홀랑 깨는 산만한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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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우리 커플은 반주로는 한 병, 간단한 술자리에서는 세 병을 넘기지 않기로 약속했다. 물론 매번 넘기지만. 이날 저녁엔 정확성을 기해야 하는 테스트이니만큼 각각 한 병씩 마셨다. 술은 역시 깔끔한 소주다. 한쪽만 마시면 냄새가 신경 쓰이지만 둘이 똑같이 마셨으니 문제없고. 또한 안주는 역시 신선한 회다. 회에 환장하다 못해 어부의 딸로 태어나지 못한 것을 슬퍼하며 아예 직접 잡아 먹기로 마음먹은 뒤 주말 낚시에 버닝하고 있는 요즘. 삼천포의 지는 해를 보며 전어 한 접시에 기울이는 소주 한 잔. 캬, 지금도 침이 꼴깍 넘어가는 걸 보니, 이날은 섹스 전부터 이미 분위기에 압도당했는지도 모르겠다. 모텔에 들어서면서부터 분위기가 고조되어 있었고 전희 단계 없이 바로 삽입했다. 초반의 적극적인 반응에 자극을 받았는지 내가 오르가슴을 느낀 뒤 사정하길 유도했는데도 그는 체위를 바꾸어 섹스를 5분 이상 지속했다. 그리고 두 번째 오르가슴을 함께 느끼면서 만족스러운 섹스를 끝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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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카 잭 니콜슨, 잭 스패로, 잭 다니엘. 이렇게 잭이라면 환장하는 내가 콜라와 함께 잭을 마실 수 없게 되었을 때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다음 선택하는 것이 바로 보드카와 오렌지주스. 맥주나 동동주 같은 곡류 발효주를 마시면 취할 때도 좀 은근하고 끈적하며 몽롱하게, 또 뒤끝도 좀 길게 가는 듯한데 보드카나 위스키 같은 증류주를 마시면 마실 때도 쌈빡하게 기분이 업되면서 뒤끝도 없다. 마음은 들뜨면서 머리는 차분해지는 묘하고 즐거운 음주라고 하자. 음주 후 이어진 섹스에서도 주종 따라 느꼈던 기분이 비슷하게 유지되는 것 같다. 앱솔루트 어피치에 오렌지주스를 섞어 언더락 잔으로 세 잔 정도 마시니 알딸딸. 섹스를 할 때도 정신은 또렷하지만 심장이 좀 뜨거워진 느낌이랄까, 섹스의 과정이나 시간 등은 평상시 술을 마시지 않았을 때의 패턴과 비슷했지만 시각과 촉각 등 모든 감각들이 정확하게 전달되었으며 과장되거나 무뎌지는 느낌 없이 교감할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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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날씨가 추워지면 옷 안 사 입고 술 사 먹는 인간으로서, 와인은 정말 사랑의 묘약이 아닐까. 월풀에 몸을 담그고 조명을 낮춘 뒤 까망베르 슬라이스 치즈로 구색을 맞추고 와인을 마셨다. 나의 와인 취향은 단맛이 강한 것보다는 앞니를 혀로 닦았을 때 뽀드득거릴 정도로 타닌 성분이 강한 레드 와인이나 스파클링이 거의 없는 화이트 와인 쪽. 실험주 모스카토 다스티는 깔끔하고 깊은 맛에 은은한 향이 남아 로맨틱한 분위기 고조에 제격이었다. 알코올 향이 거의 없는 와인은 서로의 거리를 점점 더 좁혀주는 달콤함이 있다. 부드러운 애무와 서두르지 않는 전희 단계를 거치고 발기 상태를 유지하면서 삽입까지 충분한 시간을 보냈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몰아치는 섹스 타입의 내가 오랜만에 느린 템포의 섹스를 나눴기 때문인가. 거창하지만 심장을 관통하는 따뜻한 섹스의 느낌. 테스트 기간 중 짜릿함과 숨가쁜 자극이 강했던 다른 때보다도 훨씬 특별하게 기억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