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위> 루앙프라방의 사찰 라오스의 사찰은 태국의 그 것과 비교하여 좀 더 소박하고 때론 정교한 디테일이 잘 드러나 있다
루앙프라방은 라오스 제2의 수도이다. 한 때 왕국의 화려함을 보여주었던 루앙프라방은 깨끗한 거리와 수 많은 절들로 인해 라오스 제1의 관광지로 사랑받고 있으며 유네스코의 문화유산지구로 지정도 되었다.
나는 3년전에 라오스를 한번 여행한 적이 있다. 방비엔과 루앙프라방을 묶어 1주일간 여행을 했었는데...그 때문인가? 두 번째로 방문한 루앙프라방은 예전처럼의 감흥은 없다.
비포장 골목길은 세련된 타일로 깔리고 배낭여행자들을 위한 깨끗한 레스토랑과 바가 늘어선 거리는 많은 서구 여행자들로 가득찬다.
게중에는 나이드신 패키지여행자들로 꽤 있어 물가도 적잖이 오르고 그 와중에 방을 잡기도 쉽지 않다. 라오스를 포함하는 인도차이나(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는 한 때 프랑스 식민지를 겪었기 때문에 세련된 프랑스식 숙소와 베이커리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결국 해외여행자들 뿐이니 이 것이 그리 보기 좋기만한 것은 아니다. |
라오스의 불교 태국과 미얀마 그리고 라오스는 전형적인 불교국가이다. 국민의 절대다수는 불교도이며 그들의 일상에서 불교는 상당히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여기에는 남자라면 출가에 대한 의무도 있어 특히 라오스의 남자는 대부분 일정기간 사찰에 거주하면서 탁발을 하게된다.
 <사진 위> 라오스의 동자승들
그래도 스님은 스님인지라 공손하게 두손을 모아 합장을 했는데......웬지 내가 손해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우리의 그들이 수도자와 같은 느낌이라면 이들은 완전히 생활의 일부로서 흡수되어 오히려 나를 어색하게 만든다. 나보고 어디에서 왔는지 이름이 뭔지를 능숙한 영어로 꼬치꼬치 캐 묻기 시작하는 것이 한 두번 이래본 솜씨가 아닌 것 같다. 또 외국인 여성여행자를 보면 바구니에서 초콜릿을 하나 꺼네 건네주는 것이 이들이 금욕을 제1의 덕으로 삼는 스님인가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
이왕 시작한 거 나도 이것저것 묻기 시작한다.
영어는 어디서 배웠는냐? 물으니...여기서 매일 영어 수업이 있으며 작년에는 한국인 영어강사도 있었다고 한다. 한 번 더 민감한 질문을 던진다. 만약 원하지 않는다면 스님이 되지 않을 수도 있냐고 물었더니... 부모님의 동의가 있으면 가능하다고 한다....
하나 더 여성이 스님이 될 수도 있냐고 물었더니..조금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스님과 조금 다른 역활은 있지만 특별한 행사때나 참여하고 일반적으로 불당에는 못 들어간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물었다. 월급도 받는냐? 했더니 직종에 따라 받을 수도 있고 일부도 부보님한테 송금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헉...
아마도 교육에 대한 기회가 적은 라오스에서 출가를 하게되면 의식주가 해결이 되고 또 어느정도의 교육까지 받을 수 있으니 꼭 종교적인 목적만이 아니라 생활의 방편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메콩강의 풍경 메콩강은 중국내륙에서 발원하여 라오스 캄보디아를 거쳐 베트남까지 이어지는 세계에서 아마존 다음으로 큰 강이다. 국토의 대부분이 산으로 이어지는 라오스에서 메콩강은 젖줄과 같은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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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때 범람한 강은 강 주변에 비옥한 토지를 만들고 또 물류와 교통로로서 그 역할을 한다. 라오스의 대부분 마을은 이 강을 따라 이어져 있으며 여기서 식수와 생선을 얻는다.
지금은 건기라 강바닥이 군데군데 드러나 있는 것이 약간의 비 현실적인 느낌을 준다. 아이들은 메콩강이 놀이터가 되고 일부 중장비들은 모래를 채취한다. 나도 카메라를 꺼내 신발을 벗고 뛰어든다.
아이들은 망태기를 이용하여 고기를 잡고 잡은 고기는 또 모닥불을 피워 구워 먹는다. 아낙네는 둘셋씩 모여 빨래를 하고 물을 길어 강가의 채마밭에 물을 뿌린다.
수영을 하기도 하고..목욕도 하고..메콩강은 이렇게 삶의 터전이다.
<사진 좌>건기라 군데군데 강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
 <사진 위> 메콩강의 저녘은 이렇게 흘러간다.
시내를 걷다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 마을사람들이 모여 함께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혼례라도 있는 것 같은데 한켠에는 혼수인지 예단인지는 모르겠지만 가마에 생활용품들이 그득 담겨 있다.
이불 한보 선풍기 한대 세면도구와 바구니, 한 켠에는 콜라도 엑서사리로 몇 병 꽂혀있다. 그리고 꽃다발과 여기저기 꽂혀있는 600원짜리 지폐 몇 장.
우리는 결혼할 때 뭔 그리 준비할 것이 많은지...가끔 주위에서 결혼을 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면 독신을 주장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결혼할 마음을 싹 가시게 한다.
처음 보는 것들도 이것이 예라며 한마디씩 주변에서 거드는 것이 결혼을 하는 것인지 결혼식을 하는 것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이다.
그렇다. 사는데 필요한 것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몇 평아파트로 가면 시집 잘 갔다고 말하는 어른들...또 그걸 부러워 하는 친구에게 그럼 너도 부자남자 만나서 시집가..라고 댓구하는 친구...아! 내 자격지심이라고 생각해도 난 할 말이 없다. |
 <사진 위> 혼수인지 예단이지.... |
트래킹을 알아보았으나 그룹핑이 잘 되지 않는다. 가격이 4인 기준으로 책정을 하는데...이보다 작으면 비싸지고 이보다 많으면 상대적으로 일인당 부담하는 가격은 적어진다. 조석으로 들려 보았지만 잘 모아지지 않는다. 길가다 한국인이라도 만나면 물어볼 생각이지만 또 한국인은 찾으면 안 보인다. 루아프라방의 트랙킹에 관심 있는 사람은 아래 그림을 클릭해 보자.
 <코끼리 타기, 산악자전거 포함 2일 트래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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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트래킹 코스> |
 <코끼리, 자전거,카약킹을 포함하는 2일 트래킹 코스> |
하루는 배를 타고 강을 건너가 보았다. 강 건너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지만 밭들도 보이는 것이 사람이 사는 것 같아 무작정 건너 보았다. 그래! 여행은 항상 이렇다. 거기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지만 일단 움직인다.
움직인다는 것 그것이 여행의 첫번째 근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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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건너편에는 작은 마을이 있다. 외국인들이 거의 찾지 않는 곳. 그곳은 메콩강이 가로질러 루앙프라방의 시내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준다. 맨 먼저 보이는 것은 아이들이다. 게 중에는 힘겹게 일을 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대부분 또래들과 어울리며 논다.
카메라는 재미있는 장난감이지만 때론 짐이된다. 항상 잃어버릴까 물에 젖을까 떨어뜨릴까 걱정하며, 들고 다니기에 무게도 만만치 않다.
여행자도 완벽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결국 여행도 일상의 연장이다.
마음 같아선 같이 어울려 놀고 쉽지만 일단 카메라를 든 이상 찍어야 한다.
<사진 좌>사방치기를(?) 하는 아이들... 딱지 같은 것을 모아 두고 슬러퍼를 던져 맞추며 갖는 게임이다. 딱지 위에 작은 선물을 올려 놓았더니 분위기가 더욱 살아난다. |
 <사진> 라오스 사찰은 또 아이들의 놀이터가 된다. 축구를 차고 숨박꼭질도 한다.
 <사진> 아이들에게 있어 수줍음은 미덕이다.
사찰 근처에 어슬렁대자 노스님 한 분이 다가와 불당 문을 열어준다. 난 한국에 있을 때 여행은 좋아해 사찰은 꽤 보았지만 대웅전 안은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다. 무섭기도 하고 웬지 가짜같기도 하다. 수능 시험때 몰려드는 신도들...불전함은 그득그득 쌓이고 아마 주지스님은 내념 봄에 그 돈으로 어떻게 사찰을 재 단장할까 생각할 것이다.
이곳의 작은 사찰은 어쩜 초라하기 그지없다. 지붕에 비도 새는지 버팀목을 세워 작업대를 마련해 놓았다. 혼자 우두커니 쪼그리고 앉아 부처를 본다. 소박한 대웅전은 부다를 싯다르타로 보이게 한다.
싯다르타... 그도 여행자이다. 20살쯤 출가해 인도 전역을 떠돈 작은 여행자이다. 더위와 허기에 지치고 서른즈음엔 병도 얻어 고향으로 발길을 돌렸지만 도중에 죽고만다. 듣기로는 그 마을엔 큰 와불이 있다고 한다. 다른 나라의 와불은 마치 선각을 하고 선잠에 빠져 든 모습을 보이지만 그 곳의 와불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그곳에 온 신도들은 소리높여 통곡을 한다고 한다. 죽는다는 것...잊혀 진다는 것...... 그것은 슬픈 일임에 틀림없다.
불당안에서 웅크리고 한 숨 자고 싶다. 그러지 못한다. 아직은 너무 무겁다.
 <사진> 한가한 시골의 이발소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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