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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여행전문사이트, 쥴리 메이펑(Julie Mayfeng) 인터뷰

마니쏘리 2010. 3. 28. 20:46

travel┃여행전문사이트, 쥴리 메이펑(Julie Mayfeng) 인터뷰
2007.05.16 15:25
http://tong.nate.com/lgc711/37757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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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자기소개 (이름, 전공 및 하는 일, 닉네임 의미 등(?) 개인적인 내용) 약간만 해주세요.
꼬치꼬치 캐물을 생각은 없어요~ 그럼 재미없잖아요. 편하신대로 해주세요^ ^

본명은 이은정이구요, 영어 이름은 쥴리 메이펑(Julie Mayfeng)입니다.
쥴리라고 부르셔도 되고, 메이펑이라고 부르셔도 되는데, 둘 다 선물 받은 이름이랍니다.
영어교육을 전공했구요, 지금은 여행관련서적 출판 진행 중에 있습니다.
Q2. 여행은 언제부터 시작했고 그 동안 경험한 곳은 어디인가요? 사실 안 가본 곳을 물어 보는 게 더 빠를 것 같기도 해요. 그죠?

여행 준비는 중학교 3학년 때 시작했어요. 싱가포르에 펜팔하는 언니가 있었는데,여행을 가기 위해 싱가포르&말레이시아 가이드북 구입하고, 준비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 때 IMF가 터지는 바람에, 모든 여행 준비는 물거품으로 돌아갔죠. 그리고 2002년, 첫 해외여행으로 중국과 홍콩을 한달간 다녀왔습니다.
그 후, 2003년도에 캐나다 밴쿠버에서 TEFL 디플로마 과정을 수료했구요, 그러면서 캐나다 서부와 동부를 여행하고, 미국 6개 도시, 시애틀,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버클리, 뉴욕시티, 뉴저지를 돌았습니다. 2004년 여름에는 동생과 함께 유럽 13개국과 오사카를 여행했구요, 유럽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일본으로 건너가 한일 국제 교류 프로그램에 참가했습니다.
2005년 여름에는 혼자서 미국 서부 여행을 다시 했구요, 멕시코에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2005년 겨울에는, 오사카에 일 겸 여행 겸 다녀왔습니다. 2006년에 2월에는 지중해 3개국, 그리스, 이집트, 터키를 갔었구요, 네덜란드도 다시 갔습니다. 다 적었는지 모르겠네요. 생각나는 만큼 적었으니, 괜찮죠?

Q3. 그 동안 하신 여행 중에서 추천해 주고 싶은 여행지 5곳만 이유와 함께 말씀해주세요.
저는 개인적으로 샌프란시스코가 참 좋았습니다. 영화 <소살리토>를 본 후, 언젠가 샌프란시스코에 가면, 꼭 가봐야지 했던 곳인데, 2003년도에 갔을 때 그 꿈을 이뤘죠. 그곳에서 먹었던 브런치, 소살리토에 도착하자 마자 맑게 개어버린 하늘, 도시를 오르락 내리락하며 즐겁게 달리던 케이블카, 피셔맨즈워프에서 먹었던 클램차우더, Pier 39 에서 끄윽끄윽 끼익끼익 울어대던 물개들, 마냥 낭만적인 금문교, 차이나타운에서 2불 50에 먹었던 탕수육, 다양한 인종이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 거리 곳곳에서 찾을 수 있는 예술적 요소들, 그 외에도 셀 수 없는 매력들이 넘쳐나는 것 같아요. 언젠가 꼭 한 번 살아보고 싶은 도시 1위랍니다.

두번째로 물의 도시 베니스를 추천합니다. 물 위에 지어진 도시라는 것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베니스 산타루치아 역에 내리자마자 펼쳐지는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였으니까요.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는 기분, 베니스에서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세번째로 산토리니를 추천합니다. 하나 팁을 드린다면, 산토리니로 가실 때는 꼭 주간페리 1등석을 이용하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여행은 모든 순간순간이 중요하고,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도 정말 중요합니다. 아테네에서 산토리니까지 가는 그 지중해 위에서의 7~9시간 정도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삶의 소중한 한 부분이 결정됩니다. 햇살이 내리쬐는 페리 위에서 보내는 아름다운 시간은 숙박비를 조금 아껴서 얻을 수 있는 어떤 것보다 수백 배는 더 큰 기쁨을 안겨 줄 것 입니다.

네번째로 밴쿠버입니다. 밴쿠버에는 잉글리쉬배이(English Bay)라는 넓은 해변이 있고, 어마어마한 규모의 스탠리 파크(Stanley Park)가 있습니다. 걸어서 몇 분 안되는 거리에 아름다운 해변과 120만평이나 되는 큰 공원이 있으니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도시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파트 소독약 치는 날이면, 밥과 반찬을 들고 바다로 피신해서 식사를 하고, 낮잠을 즐기곤 했었답니다ㅎㅎ)

마지막, 다섯번째는... 나라를 통째로. 이집트입니다. 이집트는 살아보고 싶다는 느낌보다는 너무 흥미로운 곳인 것 같아요. 저렴한 물가도 맘에 들고, 유유자적하게 흐르는 나일강을 따라서 산책을 하는 것도 너무 좋고, 하늘을 천장 삼아, 별빛을 이불 삼아 잠이 들 수 있는 넓은 사막도 있고. 죽기 전에 해볼만한 경험들이 이집트에는 가득한 것 같아요.
Q4. 여행에 필요한 시간경비는 어떻게 마련하시나요? 다른 분들이 이점을 매우 궁금해하던걸요~? 저도 궁금해요. 히히~
시간은 활용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그러고보니, 학생 때 다 다녔네요. 방학을 이용해서요. 첫 여행의 경비는 장학금으로 해결했어요. 운좋게 국내 모 재단의 장학생으로 뽑혀서, 절반은 좋은 일에 쓰고, 나머지는 여행 경비로도 쓰고, 부모님께도 드리구요. 학기 중에도 계속 일을 했구요, 모아서 여행을 갔어요. 사고 싶은 것 있어도 꾹 참고 살았습니다. 2004년 유럽 여행을 준비하던 저와 제 동생은 정말 악바리처럼 살았던 것 같네요. 봄바람은 불고~ 사람들은 예쁜치마를 입고 다니는데, 우린 그냥 참자, 참자 하면서, 여행만을 생각했어요. 옷은 유행이 지나면, 의미를 잃어버리지만, 여행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빛바랜 추억은 더 아름다워지잖아요...
Q5.여행지에서 가장 쥴리님의 관심을 끄는 것들은 무엇일까요?
저는 사진찍는 것을 좋아해서, 날씨에 아주 민감해요. 하늘 색깔, 구름의 모양, 바람의 양, 또는 눈이나 비... 이런 것들이 여행하는 매일 매일의 첫 관심대상이에요. 좋은 날씨는 말할 필요도 없이 기분을 최고로 만들어요. 비를 싫어하는 저이지만, 여행지에서는 그 비도 즐기려고 해요. 구름이 끼면 구름이 낀대로, 눈이 내리면 눈이 내리는대로, 내가 보고, 내가 느낀 여행지의 모습을 사진 속에 표현할 수 있으니, 날씨도 잘 활용하자하는 생각으로 여행하며 사진을 찍어요. 또 다른 관심사는 각 나라나 도시의 특색있는 음식이에요.
하나 더 고른다면, 미술품이에요. 아직 비싼 그림은 사 본 적은 없지만, 여행 다녔던 나라들에서 적게는 3점씩, 많게는 10점씩 구입을 했어요. 시간이 많이 흐른 후에, 기회가 닿는다면 그런 그림들을 전시할 생각이에요.
Q6. 본인에게 있어서 여행을 하는 이유 또는 목적은 뭐라고 생각 하시는지요?
중학교 1학년 때 해외펜팔을 시작하면서부터, 어쩌면 그 전부터였는지도 모르겠어요. 텔레비전을 거의 안 보는 편인데, 외국 문화에 관련된 프로그램은 정말 흥미가 있어요. 그냥 그쪽으로 눈이 가고, 귀 가 움직이더라구요. 열여섯살 정도에는 뚜르드몽드나 월드트래블 같은 여행 잡지도 즐겨봤어요. 나는 여행을 해야겠다, 꼭 세계를 다 돌아야겠다 하는 생각을 저도 모르게 계속 했던 것 같아요. 여행을 하면, 제가 보여요. 특히 혼자 여행할 때는 더 그런 것 같아요. 평소 바보 같았는데도, 똑똑해지는 것을 느끼고, 혼자 밥을 먹는 일에도 익숙해지면서, 자연스레 현지인들의 문화 속으로 들어갈 수 있더라구요.
자유로우니까 좋고, 의식하지 않아도 되서 좋은 게 여행인 듯 해요. 결론은, 피가 여행 쪽으로 흐르고 있어서 여행을 합니다. :)
Q7. 향후 6개월 안에 또는 1년 안에 계획하고 있는 여행이나 출판계획 등이 있으신지요?
지금 준비하고 계신다는 책은 언제쯤 나오시나요? 살짝 언급해주시면 tnut멤버들이 더 관심 많이 가질 것 같아요^^

책은 원래 가을 출간 예정이었으나, 조금 늦춰질 것 같아요. 작업하다보니 여러가지로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참 많더라구요. 조금 더 기다려주세요- 옹! 그리고, 또 다른 출판계획도 있긴 합니다만, 비밀입니다. 계획하고 있는 여행은 정확하게는 말씀 드리긴 어렵지만, 호주 항공권이 있는 관계로 다음 여행은 호주가 아닐까... 그러다가 그 항공권 그냥 버리고, 다른 곳으로 가게 될지도 모르겠지만요. 지금은 제가 돈을 벌고 있는 상태가 아니라서, 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여행이 어려울 듯 해요. 이젠 좋아하는 나라에서 1년 정도씩 머무르면서, 글과 사진 작업을 해보고 싶기도 해요. 저의 희망이죠

Q8. 쥴리님은 몇 개 국어를 하실 수 있으세요? 언어에 관심이 정말 많으신 것 같아요. 집중력도 뛰어나신 것 같구요

언어에 관심은 아주 많아요. 하지만 할 수 있는 건 얼마 안 됩니다. 영어는 전공이니까, 그냥 넘어가구요. :)
저는 불어를 정말 좋아합니다. 프랑스 펜팔친구가 있어서, 그 때 기초 프랑스어 책을 사서 혼자 공부하다가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불어를 했어요. 너무 좋아하다보니, 불어경시대회를 따로 준비했고 나름대로 대회에서 성과도 거두었어요. 그리고 일반불어능력시험인 DELF도 조금 공부했어요. 샹송도 중학교 때부터 듣기 시작했는데, 그 때 엘자(ELSA)의 앨범을 구입해서, Chaque jour est un long chemin(매일 매일 긴 여행)이라는 곡을 매일 매일 듣곤했답니다. 대학에서도 1년 정도 불어를 더 했구요. 총 4년은 한 셈이지만, 프랑스에서 4년 공부한 사람과는 비교도 안 됩니다. 더 배우고 싶어요. 그리고 독한 맘 먹고, 2000년도에 스페인어 책과 테잎셋트를 당시 거금을 들여서 샀는데, 한동안은 열심히 하다가, 그냥 흐지부지됐어요. 불어와 같은 라틴어 계열이라, 공부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게을러지는 바람에... 그래서 거의 못합니다.
중국어는 학부 때 한 학기 수강한 정도구, 중국 여행 때 조금 써 먹긴 했지만 이것도 거의 못해요.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친한 중국인 친구와는 한국어로 대화합니다. 헤헤.
그리고, 일본어. 일본어 역시 스페인어처럼 독학하다가 만 수준이에요.어느 정돈지 짐작이 가시죠?
그런데 일본에 가서 일본인들과 생활하고, 밥먹고, 잠자고 그러다보니, 한국어와 비슷한 단어들이 들리더라구요. 그런 단어들이 너무 많아서 놀랬어요. 함께 생활하면서 썼던 일본어들은 지금도 기억은 나는 편이에요. :) 앞으로 더 많은 외국어를 공부해 볼 생각이에요.

Q9. 해외여행 시 그 동안 사용한 카메라는 어떤 것 이었는지요?
중국과 홍콩 여행에서는 200만화소급 올림푸스 C200Z을 사용했어요. 처음 디지털 카메라 구입 때는 디카에 대해 모르던 시절이었고, 수중에 있는 돈으로 살만한 것을 고르다보니, 그게 제일 괜찮았거든요. 그 후, 그 디카를 팔고 새로 산 디카가 캐논 익서스 v3 였습니다. 2003년 2월에 사서, 제가 지금까지 다녔던 모든 여행에 함께 해 주었답니다. 그런데, 2006년 2월 터키에서 그만, 그만... 생각해보면 그럴만 한 것 같아요. 여행 때마다 하루에 보통 1000장씩 찍었으니까요. 카메라가 숨을 멈춘 후, 나머지 사진들은 친구 카메라 빌려서 찍었어요. 지중해 여행 후, 800만화소급 DSLR을 샀습니다. 이제 이 카메라가 사진을 못 찍을 때까지 찍어보려고 합니다.
Q10. 쥴리님만의 여행스타일이 있으신지요. 여행을 처음 떠날 때와 여행을 다니면서 점차 여행에 대한 생각이나 자세가 바뀔 것 같아요. 그죠? 어떤 생각의 변화를 겪으셨나요
저의 여행스타일요? 음... 음미하는 스타일? 순간순간을 최대한 만끽하되, 적당한 아쉬움도 남기는 것이 여행이 아닌가... 모든 것을 다 보기 보다는, 좋아하는 곳을 최대한 흡수하는거죠. 지금까지의 여행이 50프로 정도 그랬다면, 앞으로는 70프로, 80프로 더 그렇게 여행을 하고 싶어요. 생각의 변화라... 사상적인 것은 크게 변한 건 없는 것 같구요, 사고방식이 아무래도 더 열린 것 같아요. 여행을 통해서도 그렇겠지만,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주변에서 보고, 듣고, 겪는 것이 달라지니까요. 세상 어디다가 세워놔도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정신... 뭐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
Q11. 기타 개인적으로 여행에 대해서나 트래블넛에 대해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시다면 무엇일까요.

여행에 대해서 쓴 [여행은 아주 묘한 일!]이라는 글이 하나 있는데, 여행을 시작하고자 하는 분들께 들려주고 싶습니다. 미니홈피나 블로그, 페이퍼 등을 통해서 이미 공개를 했던 글이지만, 여행에 대해 한번 써볼까 하며 새벽에 그냥 썼던 글을 많은 분들께서 사랑해주셨습니다.
티넛 가족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네요.

[여행은 아주 묘한 일!]

여행은
준비하는 과정의 즐거움과,
시작할 때의 두려움과,
여행동안의 행복함 그리고 고통과,
끝낼 무렵의 아쉬움이 골고루 몸과 마음에 배어
중독성을 갖게 하는 묘한 일.

그 중독성으로 인한 후유증 역시 너무 길지만
후유증이 가시기도 전에 또 떠날 수 있는 용기.

시작한 자만이 알 수 있는 일.

또 다른 세상을 접하는 신기함과
색 다른 먹을꺼리의 신선함과
각기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이
새로운 하루 하루를 만들 수 있게도 해 주지만,

생각과 실제가 다른데서 오는 실망과
무작정 걸어야 할 때의 아픔과
멀고 먼 여정 속에서의 배고픔이
돌아갈까하는 초라하고 작은 내 모습을 보게도 해 주는...

이겨낸 자만이 알 수 있는 일.

훌쩍 커버린 나를 느끼고
넓은 세상을 볼 수 있고
작은 두려움이 큰 용기로 바뀐
예전의 내가 아닌 진짜 나를 찾을 수 있게 해 주는...

아주 아주 묘한 일. 그것은 여행이다!

Trapio Focus 인터뷰에 응해주신 쥴리님께 감사드립니다. 많은 트래블넛 멤버들은 쥴리님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이나마 풀렸을까요? ^ ^ 자, 이걸로도 부족하다면 우리, 다음번에 쥴리님께 또 물어보죠~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