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버타 주의 주도 에드먼튼은 사스캐추완 강을 따라 형성된 도시이다. | |
세계 어느 곳에 이리도 조용한 도시가 있을까. 알버타 주도의 에드먼튼. 사람들의 모습에서조차 온유함이 넘쳐흐르니 이곳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여유로워진다. 이곳을 보지 못했다면 캐나다 먼 이국 여행에서 아쉬움을 달래며 돌아왔을지도 모른다. 이곳은 관광지에서 느끼는 그러한 번잡함이 없어서 좋다. 여유로움이 가득한 나라에서 시간의 흐름을 잊은 채 발걸음을 하나씩 옮길 수 있어서 좋다.
벤쿠버에서 비행기를 타고 1시간30분 정도 걸려 도착한 도시 에드먼튼. 알버타 중의 주도라 하여 복잡하고 사람들의 행렬에 치여야 할 것 같은 선입견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에드먼튼의 시내는 다른 관광지와는 다르게 아주 조용하다.
에드먼튼은 단순히 알버타를 상징하는 다운타운만이 아니다. 역사가 오랜 이곳에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곳이다. 에드먼튼은 도시의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노스사스캐추완 강을 따라 형성된 깨끗하고 평화로운 도시다. 하지만 대도시 못지 않은 풍경도 있다. 높은 빌딩과 그것에 자연스레 어울리는 집들. 하지만 그 안은 역시 마냥 자유롭게 느껴진다.
1905년 알버타가 대도시 캘거리를 뒤로한 채 캐나다의 정식 주로 승격이 되었던 것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바로 풍부한 광물 자원이 있고, 면적 또한 두 번째로 큰 대도시였기에 그러했다. 알버타의 중심 도시 에드먼튼. 에드먼튼의 랜드마크인 알버타 주의회 의사당과 오래된 건물이 거리를 지키고 있는 올드 스트래스코나, 자연사에 관한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로열 알버타 박물관이 있어 에드먼튼 여행은 더욱 알찰 수 있다. 드라이브를 하며 시내를 한 바퀴 돌고, 처음 가졌던 마음을 모두 씻어버린다. 다시 돌아가는 길에는 이 여행으로 머릿속이 청결해졌다고 생각할 만큼.
캐나다를 대표하는 역사적인 건축물, 알버타 주의회 의사당
▲ 알버타 주의회의사당은 청동 돔이 돋보이는 고풍스러운 외관을 가지고 있다. | |
주의사당 건물을 찾은 것은 에드먼튼에 도착한 밤이었다. 건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 주의사당 청돔을 더욱 아름답게 비춰준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굳이 이곳을 찾았다. 정말 그 말이 맞았다. 이렇게 찾지 않았더라면 에드먼튼과 한층 가까워지지 못했을 것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 빛이 은은하게 멀리까지 퍼져있다. 두 번을 찾아가도 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그 자리에 있는 것이 무척 행복했다.
1907년에 알버타 주의회 의사당을 만들기 시작해 5년 뒤인 1912년에 완공을 했고, 지금은 캐나다의 삶을 읽어볼 수 있을 정도로 이 안은 캐나다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듬뿍 담겨 있다. 이제는 역사의 한 장으로 이곳 에드먼튼을 지키고 있다.
그렇다면 외부와 내부는 어떠한 형식으로 지어져 있기에 이리도 서론이 길었을까. 이곳에 있는 모든 것 하나하나 그저 그런 곳에서 가져온 것은 아무것도 없다. 건물 외부는 두 가지 돌로 지었는데, 밑 부분은 캐나다 밴쿠버 섬에서 가져온 화강암, 윗부분은 알버타 주 캘거리 근교와 미국 오하이오 주에서 채석한 사암을 가져와 만들었다면 이해가 될 것이다. 그렇게 잠시 동안 감흥을 가지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본다. 그곳에서 다시 한 번 놀라는 것은 내부가 온통 대리석으로 되어 있기 때문. 퀘벡 주에서 2천 톤이 넘는 대리석을 가져와 만든 원형 천장과 한 개당 16톤 이상 무게가 나가는 대리석 기둥. 이곳을 들어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일은 절대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 엘리자베스 2세의 첫 공식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주의사당 분수대(왼쪽)-로열 알버타 박물관에는 공룡의 화석 등 과거의 모습이 전시되어 있다.(가운데)-로열 알버타 박물관을 둘러보고 나면 생태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자연스레 이해하게 된다.(오른쪽) | |
5층으로 이루어진 주의회 의사당의 3층은 알버타 주 수상들의 초상화와 부총독들의 초상화가 걸려 있으며, 의사당의 상징으로 개회 때마다 의회장으로 운반되는 권표봉이 보관되어 있다. 4층의 남쪽 벽에는 조지5세와 여왕 메리의 초상화가 걸려 있고, 북쪽 벽에는 과거 의회대변인과 알버타가 주로 독립하기 이전의 부총독들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4층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것은 의회장. 의회를 열었던 곳,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필립 왕자, 에든버러 공작의 초상화가 걸려 있는 곳, 주의사당의 가장 핵심인 곳이다.
5층에 올라가면 흥미로운 장소가 하나 있다. 마술의 자리. 그 자리에만 가면 폭포에서 물이 떨어지듯 물소리가 들린다. 한 발자국만 옮겨도 금새 그 소리는 끊겨버린다. 처음에는 인위적으로 만들어 조작하는 줄 알았는데 건물의 양식에서 자연스레 나온 결과였다. 1층에 있는 분수대의 물소리가 계단을 따라 올라가 원형 천장에 부딪혀 이 지점에 서 있는 머리 위로 떨어져 폭포소리가 나는 것이다. 이렇게 하나하나 설명을 듣고나니 이곳을 그냥 의회 건물로 쓰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적인 건축물, 시민들의 휴식의 장 그리고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곳. 이곳에 여러 가지 말을 덧붙여 주고 싶다.
▲ 밤이 되면 조명이 은은하게 퍼져 더욱 멋진 건물이 되는 주의사당(왼쪽)-1만1천년 전의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 있는 로열 알버타 박물관(오른쪽) | |
일류의 자연사가 이 한자리에, 로열 알버타 박물관
에드먼튼 안에 위치한 로열 알버타 박물관은 캐나다의 대중적인 자연 박물관 가운데 하나이다. 시내의 서쪽 공원 안에 위치한 이곳의 전시물은 수년 동안 수집한 것을 가장 정밀하게 분석한 뒤 사람들에게 선보인다.
2층으로 이루어진 이곳에서는 공룡의 화석부터 원주민의 생활 모습, 신비로운 광물까지 과거의 모습을 상세히 볼 수 있다. 원주민 문화의 산실을 볼 수 있는 Syncrude Gallery는 1만1천 년 전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곳이다. 마지막 빙하시대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과거로 여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Wild Alberta에서는 최근 환경에 관한 연구와 이해를 선물한다.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야기해주는데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는 특별히 환경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해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The Natural History Gallery에서는 10억 년보다 더 오래된 알버타의 바위와 무기물, 화석이 생성되는 과정을 알려준다. 자연사를 알 수 있는 로열 알버타 박물관은 세계의 경이로운 곳을 탐험할 수 있는 곳이다.
▲ 중세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올드 스트래스코나의 녹스 교회(왼쪽)-올드 스트래스코나에서는 예전의 캐나디안 퍼시픽 레알웨이 스테이션을 그대로 살려 레스토랑으로 사용하고 있다(가운데)-올드 스트래스코나에서는 걸으면서 이곳의 정취를 느끼는 것이 가장 좋다(오른쪽) | |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눈길을 압도한다, 올드 스트래스코나
▲ 예전 건물을 그대로 보전시켜 놓은 올드 스트래스코나의 거리 | |
에드먼튼의 이웃도시로 있다가 1912년 합병된 올드 스트래스코나. 이곳은 개발하기보다 보전하려는 노력이 곳곳에 보인다. 합병될 당시 사진을 보면 그때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이 많이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는 에드먼튼의 역사지구로 지정되어 있다. 에드먼튼의 다운타운처럼 고층건물이 들어서 있지 않아 현대적인 느낌은 없지만 예전 건물을 그대로 살려 고풍스러운 분위기로 사람들을 빠져들게 만든다.
이런 건물은 82에버뉴가, 103스트리트와 105와 105스트리트를 지나는 일대에 펼쳐져 있다. 이 일대의 거리에는 아기자기한 소품이나 한 번쯤 가지고 싶었던 옷을 파는 숍과 레스토랑이 늘어서 있으며, 81~83에버뉴와 104스트리트가 교차하는 일대에는 올드 스트래스코나 파머스 마켓이 활기를 띠고 있다.
올드 스트래스코나를 여행하기 위해서는 걷고 묻는 것과 함께 여행 안내책자를 다니는 것이 좋다. 여행 안내책을 들고 관심이 가는 곳이 있다면 먼저 가보는 것이 좋다. 도보로 여행하는 것인 만큼 현명한 동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포메이션 센터 안에는 투어 노선과 위치, 호텔 등이 나와 있다. 이 도보 여행에서는 역사에 관해 조금 더 배우게 되며, 오래된 건물을 직접 경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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